옥합을 깨뜨린 여자의 이야기에서 ‘옥합을 깨뜨린 것이 곧 자아가 깨지는 것’을 의미한다는 식으로 갖다붙이는 것은 성경의 저자가 의도한 것이나 예수님께서 강조하신 것과는 동떨어진 해석입니다. 이것이 왜 엉터리 해석인지 설명하겠습니다. 예수님께 향유를 부은 여자의 이야기는 다음과 같이 4복음서에 다 등장합니다. 마태복음 26:6-13 마가복음 14:3-9 누가복음 7:36-50 요한복음 12:1-8 그중 누가복음 7:36-50의 내용은 예수님께 향유를 …
9월 15
엉터리 성경 해석 (1)
얼마 전 만난 어떤 그리스도인에게서 질문을 받았는데, 요약하자면 이렇습니다: “지난 주일 설교에서 목사님이 옥합을 깨뜨려 예수님께 향유를 부은 여자의 얘기를 하면서 ‘옥합을 깨뜨렸다는 것은 우리의 자아가 깨어져야 함을 뜻한다’고 했는데 이게 맞는 해석인가요?” 만약 제가 20년 전에 이 질문을 받았었다면 아마 그 해석이 맞다고 했을 것이지만, 지금은 복음을 더 구체적으로 알고 성경을 …
6월 24
우리는 교회가 필요합니다?
“신앙생활을 잘 하기 위해서 우리는 교회가 필요합니다.” 이게 맞는 말일까요, 틀린 말일까요? 물론 맞는 말처럼 들리고 또 이런 생각을 가지고 신앙생활을 할 때 많은 유익을 얻는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요즈음은 교회가 신앙생활 잘 하는 것에 큰 방해꾼이라고 느껴서 교회를 떠난 소위 “가나안” 교인이 날로 늘어난다고 합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저는 어제 있었던 영국 국민의 …
6월 03
가치관의 차이
위의 사진 두 장은 각각 같은 날인 2016년 6월 3일에 한국의 광주와 미국 오하이오주의 클리블랜드에서 찍힌 사진입니다. 왼쪽은 며칠 전 광주의 아파트 20층에서 투신 자살한 청년에 받혀 숨진 사람의 유족에게 자살한 청년의 아버지가 무릎 꿇고 사죄하는 장면이고, 오른쪽은 세 여자를 잔인하게 죽이고 클리블랜드 법정에서 사형 선고 받는 중에도 능글맞게 웃고 있던 살인범을 보고 …
5월 24
미국 개신교 목회자들의 종말에 관한 견해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기독교 자료 센터 중 하나인 미국의 Lifeway가 최근에 개신교 목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종말’에 관한 설문조사의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설문조사는 크게 세 카테고리인 ‘휴거’, ‘적그리스도’, ‘천년 왕국’에 관한 질문으로 진행되었는데, 저는 그 결과를 보고 좀 놀랐습니다. 목회자들의 답변이 저의 예상을 뛰어넘은 좀 심각한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먼저 “휴거가 언제 일어날 것인지”에 …
5월 11
앞뒤가 맞지 않는 이중적 사고
조카 결혼식 참석 차 보스톤에 갔다가 오랜만에 제도권 교회의 예배당 안에 들어가보았습니다. 조카가 빌린 결혼식 장소가 미국 교회 건물이었기 때문입니다. 이 교회는 Unitarian 교회(예수님을 하나님의 아들로 믿지 않는, 즉 삼위일체를 부정하는 유일신 교회)가 즐비한 보스톤 일대에서, 복음주의 교회로는 가장 크게 성장한 교회 중 하나인데, 유감인 것은 교회 본당 입구에 붙어있는 “Sanctuary” 라는 팻말이었습니다. …
5월 05
아름다운 발을 가진 사람
영국의 작은 도시 레스터(Leicester)에 있는 축구팀이 이번 시즌 영국 프리미어 리그 우승을 차지했다고 해서 화제입니다. 팀의 역사는 132년이나 됐지만 주로 2부 리그에서 놀았고, 작년 시즌(2014-2015) 오랜만에 프리미어 리그로 승격해서 20팀 중 14등을 한 게 고작이고, 고액 연봉을 받는 유명한 스타 선수가 한 명도 없는 레스터시티(Leicester City) 팀이 금년 시즌(2015-2016)에 우승하리라고 예측한 사람은 아무도 …
4월 25
욕 단지
지난 주에 세상을 떠난 세계적 톱 가수 프린스(Prince)에 대한 추모 열기가 대단히 뜨겁습니다. 그가 세상을 떠났다는 뉴스를 듣고 불과 몇 시간 후부터 수천 명이 한 자리에 모여 그의 노래를 틀어놓고 함께 부르며 밤 늦게까지 그를 기념하기도 했고, 저명한 인사들의 끝없는 추모의 글이 인터넷을 도배하다시피 했고, 그가 죽고 나서 단 사흘만에 그의 노래를 담은 …
4월 22
두 죽음
지난 주말, 두 사람이 병원 응급실에 실려갔습니다. 한 사람은 목사로서 캄보디아에서 2주간의 단기 선교를 마치고 미국 조지아 아틀란타의 집에 도착한 지 얼마 후 응급실로 갔고, 또 다른 한 사람은 대중 가수로서 아틀란타에서 공연을 마치고 전용 제트기를 타고 미네소타주의 집으로 돌아가다가 일리노이주의 소도시에 비상 착륙하여 응급실로 갔습니다. 그리고 그 두 사람은 불과 며칠 후인 …
4월 13
버스 떠난 뒤에 손 흔들기
어제 있었던 한국의 국회의원 선거 뉴스 중 “버스 떠난 뒤에 손 흔들기” 라는 말을 연상케 하는 다음과 같은 제목의 기사를 읽고 얼굴이 좀 화끈거렸습니다. 기독..당, ‘비례 1석’ 위해 통성기도 돌입…”현재 득표율 2.74%” 기독교의 이름을 건 정당의 관계자들이 투표가 종료된 후 모여서 개표상황을 지켜보던 중 비례대표를 확보할 수 있는 득표율 3 퍼센트에 근접한 2.74 …
4월 13
문어가 탈출했지 말입니다
“문어가 탈출했지 말입니다.” 요즘 한국에서 히트 치는 드라마에 등장한다는 말투를 따라 해봤습니다. 제가 전에 쓴 영생을 맛보는가, 누리는가? (9) 라는 글에서 ‘니모를 찾아서(Finding Nemo)’ 라는 영화의 주인공인 니모가 어항을 탈출한 이야기를 소재로 하나님의 생명을 가진 그리스도인도 잘못된 서식지인 제도권 기독교에서 벗어나야 함을 피력한 적이 있는데, 엊그제 뉴질랜드의 수족관에서 문어가 실제로 탈출해서 바다로 사라진 …
4월 07
허탈감
오래 전 미국에 온 저같은 사람들도 한국에 있는 사람들 못지 않게 미국에 진출한 한국 운동선수들에게 큰 기대를 걸고 그들이 대활약을 했을 때 절로 기분이 좋아지게 됩니다. 그런 운동선수들의 효시라 할 수 있는 박찬호 선수가 20년 전 제가 그 당시 살고 있던 샌 프란시스코 지역에 와서 그 지역팀인 Giants 야구팀과 경기를 한다고 했을 때 …
3월 28
의구한 것 한 가지
교회의 지체들과 함께 나이아가라 폭포(Niagara Falls)에 다녀왔는데, 저에겐 이번이 여덟 번째 방문이었습니다. 그런데 한국 가곡 [옛 동산에 올라]의 가사에 있는 ‘산천 의구란 말 옛 시인의 허사로고…’ 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나이아가라 폭포는 거의 변함이 없이, 이번에도 여느 때처럼 42년 전 처음 갔을 때 보았던 장관의 감동이 밀려왔습니다. 물 안개를 뿜어내며 아래로 떨어지는 폭포수를 보면서 …
3월 23
차원이 다른 거주지
1주일 전 집 근처의 산책로를 걷다가 콘크리트 길 바닥 한 가운데 웅크리고 있던 뱀을 보았는데, 이틀 후 제 아내가 거의 비슷한 장소에서 이번엔 거북이를 보았습니다. 제 아내가 몇 달 전엔 여우를 보았다고 했는데, 저희 집 근처에서는 사슴이나 토끼나 다람쥐 같은 것들을 꽤 자주 볼 수 있을 정도로 이렇게 여러 종류의 동물이 심심치 않게 눈에 …
3월 17
결박 당한 사탄
어제 집 근처의 산책로를 걷는데 길의 콘크리트 바닥 한 가운데 뱀 한 마리가 혀를 날름거리며 딱 버티고 있었습니다. 이곳 미국 메릴랜드주는 날씨의 변덕이 심해서 3월 중순인데도 뱀이 돌아다닐 정도입니다. 원래는 4월은 되어야 날씨가 풀리는데 금년엔 3월 초에도 섭씨 27까지 올라갔으니 뱀이 착각하고 일찌감치 땅 속에서 밖으로 나온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저께 교회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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