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달 반 전 힐러리 클린턴(Hillary Clinton)이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패배한 다음날 행한 연설에서 성경을 제멋대로 인용한 것에 대해 제가 엉터리 성경 해석 (4) 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지적했었는데, 힐러리 클린턴에게 승리를 거둔 도날드 트럼프(Donald Trump)도 사흘 전 대통령 취임식 연설에서 역시 제멋대로 성경구절을 인용하여 자신의 주장을 펴는 것을 보고 쓴웃음이 절로 나왔습니다.
“When you open your heart to patriotism, there is no room for prejudice. The Bible tells us, ‘how good and pleasant it is when God’s people live tongether in unity!'”
(여러분이 애국심으로 마음을 열면 편견이 있을 수 없습니다. 성경은 말하기를 ‘하나님의 백성이 연합하여 동거함이 어찌 그리 선하고 아름다운고!’ 라고 했습니다.)
미국에 대한 애국심으로 하나가 되자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구약성경의 시편 133:1을 갖다 사용했는데, 미국이 하나님의 나라이고 미국인들이 하나님의 백성이라는 잘못된 전제를 깔고 있는 것입니다.
오해를 해도 아주 크게 오해한 것인데, 한국의 기독교인들 중에도 대한민국의 상황에 온갖 성경구절을 갖다 적용하는 잘못을 범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미안하지만, 미국도, 한국도, 이 땅의 그 어떤 국가도 하나님의 나라가 아닙니다.
하나님의 사람들이 이 세상 나라들 안에 살고는 있지만 그 나라들이 하나님 나라는 아닙니다.
그러므로 “God bless America!” 라든지, “하나님이 보우하사 우리나라 만세!” 라든지, “God save the Queen!” 이라든지… 이 땅의 국가가 마치 하나님의 나라인줄 착각하게 하는 말은, 사용하는 것이야 자유이지만 전혀 하나님과는 무관한 것입니다.
“보라 형제가 연합하여 동거함이 어찌 그리 선하고 아름다운고” 로 시작하는 시편 133편은 하나님 안에서의 형제, 자매를 가리키는 것으로써 시편을 읊을 당시의 하나님 나라인 이스라엘 공동체의 하나됨을 말하고 있고, 이것은 또한 오늘날의 하나님 백성인 교회 공동체에 해당하는 말씀이므로 그외의 것에 갖다 사용하는 것은 금물입니다.
힐러리 클린턴이나 도날드 트럼프처럼 이름뿐인 그리스도인들이 이렇게 성경 구절을 그 내용이 뜻하는 바와 관계없이 아전인수식으로 갖다 사용하는 것(proof texting)이야 어쩔 수 없지만, 하나님의 생명을 가진 참 그리스도인들은 그런 식의 성경 인용이나 해석을 지양하고 성경을 바로 보는 법을 배우고 터득해야 합니다.
오늘날의 기독교 안에 신약성경이 말하는 교회의 모습이 변질되어 온갖 잘못된 제도와 관행들이 그대로 답습되는 것도 이렇게 아전인수식으로 성경을 갖다붙인 것과 무관하지 않으므로, 우리는 더욱더 성경을 바로 보는 눈이 발달해서 그 잘못된 제도와 관행들을 과감히 버리고 하나님의 목적을 따르는 교회를 세워나가야 합니다.
아울러, 성경구절을 나에게 맞추려 말고 그 내용이 뜻하는 바 하나님의 의도를 따라 신앙생활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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