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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22

열흘 여행기 (28): 하루에 버가모에서 빌라델비아까지 4

 

필라델피아1-밖에서_본_교회_기둥

 

1월 25일(월) 오후 늦은 시각, 우리 일행은 이번 여행의 마지막 코스이자 이날 네 번째 방문지인 옛 빌라델비아교회가 있던 도시 알라셰히르에 도착했습니다.

1세기 때 빌라델비아(Philadelphia)는 사데(Sardis)에서 남동쪽으로 45 킬로미터, 라오디게아(Laodicea)에서 북서쪽으로 75 킬로미터쯤 떨어진 도시였습니다.

 

PhiladelphiaMap2

 

빌라델비아는 BC 189년에 버가모왕국의 왕 유메네스 2세가 동쪽으로 진출하기 위한 전초기지로 세운 도시인데, 도시 이름을 자신이 동생인 아탈루스 2세에게 지어준 별명인 “필라델포스(philadelphos, ‘형제를 사랑하는 자’ 라는 뜻)”에서 따서 지었습니다.

유메네스 2세가 동생에게 이 별명을 지어준 이유는, 아탈루스 2세에게 탁월한 지도력과 군사적 지식이 있어 주위 사람들이 형을 제거하고 왕이 되라고 부추겼는데도 형을 배반하지 않고 끝까지 유메네스 2세를 도우며 충성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그는 이렇게 변함없이 자신을 사랑한 아탈루스 2세에게 별명을 지어주었고, 나중에 그에게 왕위를 물려주었습니다.

 

빌라델비아는 지리적으로는 좋은 위치에 있었으나, 도시가 원래 군사적 목적으로 세워진데다 포도농사 이외에는 이렇다 할 산업이 없었고, 잦은 지진으로 인한 피해 복구에 주력해야 했으므로(티베리우스부터 로마 황제 여러 명이 도움을 주었음) 소아시아의 다른 도시들에 비해 발전도 더디고 인구도 적었다고 합니다.

요한계시록 3장에 묘사된 빌라델비아교회가 이런 도시의 분위기를 반영해주는 듯 합니다.

“볼지어다 내가 네 앞에 열린 문을 두었으되 능히 닫을 사람이 없으리라 내가 네 행위를 아노니 네가 작은 능력을 가지고서도 내 말을 지키며 내 이름을 배반하지 아니하였도다.” (계 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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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라델비아교회는 겉으로는 초라하고 연약하여 능력은 별로 없었지만 예수 그리스도께 충성하고 그분의 이름을 드러내는 교회였습니다.

이런 교회에는 주님께서 “열린 문”을 두셔서 그리스도를 더 드러내게 하심으로, 도저히 불가능할 것 같은 사람들도 복음 앞에 굴복시키십니다.

“보라 사탄의 회당 곧 자칭 유대인이라 하나 그렇지 아니하고 거짓말 하는 자들 중에서 몇을 네게 주어 그들로 와서 네 발 앞에 절하게 하고 내가 너를 사랑하는 줄을 알게 하리라.” (계 3:9)

 

이 말씀과 함께 빌라델비아교회는 예수님께 많은 칭찬과 격려를 받았습니다.

“네가 나의 인내의 말씀을 지켰은즉 내가 또한 너를 지켜 시험의 때를 면하게 하리니 이는 장차 온 세상에 임하여 땅에 거하는 자들을 시험할 때라 내가 속히 오리니 네가 가진 것을 굳게 잡아 아무도 네 면류관을 빼앗지 못하게 하라

이기는 자는 내 하나님 성전에 기둥이 되게 하리니 그가 결코 다시 나가지 아니하리라 내가 하나님의 이름과 하나님의 성 곧 하늘에서 내 하나님께로부터 내려오는 새 예루살렘의 이름과 나의 새 이름을 그이 위에 기록하리라.” (계 3:10-12)

 

특히 주님께서 “내 하나님 성전에 기둥이 되게” 해주시겠다고 하신 것은 어쩌면 빌라델비아가 잦은 지진으로 파괴되기를 거듭했던 것과 관련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빌라델비아교회가 주님께 충성하므로 지진에도 끄떡없는 단단한 기둥처럼 어떤 환란과 고통에도 흔들리지 않는 교회로 만들어주시겠다는 약속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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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한계시록의 이 말씀에 충실하려고 했는지 6세기에 지은 교회 건물의 기둥이 비정상적으로 보일 정도로 큽니다.

원래 교회 건물을 받치고 있던 총 여섯 개의 기둥 중 남아있는 것이 세 개인데 건물의 크기에 비해 기둥이 보통 굵은 것이 아닙니다.

이런 건물을 짓는 것이 성경에 충실한 것인 줄 착각했던 콘스탄틴 황제 이후 사람들의 작품입니다.

 

May-9-2014-extra

 

빌라델비아를 마지막 방문지로 해서 지난 1월 17일부터 시작된 조지아와 터키 여행을 다 마치고 1월 26일 미국으로 돌아왔습니다.

비행기 타고 간 날 하루와 시차에 의해 손해 본 하루, 그리고 돌아온 날 하루를 제외하면 실지로 구경한 날은 열흘 동안 딱 일주일이었지만 정말 알차고 값진 여행이었습니다.

특히 2천 년 전 복음의 1세대가 살았던 곳들에 발을 딛고 걸어다니며 도전도 받고 교훈도 얻은 시간이었습니다.

아울러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이 변질되어 종교가 되어버린 현대 기독교의 옛 모습도 볼 수 있었습니다.

 

‘환갑 여행’ 이라는 타이틀을 붙여 저의 부부를 위해 일부러 시간을 내고 물질을 들여 사랑을 베풀어준 옛 동역자들 및 제자들과 함께 한,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유쾌한 여행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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