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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05

요한복음 14장에 관한 오해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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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한복음의 저자가 왜 성령을 “또 다른 보혜사”와 “진리의 영”이라고 표현했을까요? 예수님께서 성령을 보내실 것에 대해 비교적 자세히 설명하신 14장부터 16장의 전체 내용 가운데 “성령” 이라는 말은 14:26에 단 한 번 등장합니다.

“보혜사 곧 아버지께서 내 이름으로 보내실 성령 그가 너희에게 모든 것을 가르치고 내가 너희에게 말한 모든 것을 생각나게 하리라.” (요 14:26)

개역성경 15:26과 16:13에 “진리의 성령” 이라고 되어 있지만 헬라어 원문에는 둘 다 ‘진리의 영’ 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요한복음의 저자는 하나님 아버지께서 보내시는 예수님의 바톤을 이어받는 존재가 성령이라는 것을 알려주기 위해 딱 한번 14:26에서 “성령” 이라고 했을 뿐, 나머지는 “보혜사”와 “진리의 영” 으로 표기하고 또  “그” 라는 인칭 대명사로 대신했습니다.

14:16  “또 다른 보혜사”

14:17  “진리의 영”

14:26  “보혜사”

15:26  “진리의 영”

16:13  “진리의 영”

요한복음의 저자는 요한복음 전체에서 성령을 주로 “영(the Spirit)으로 표기하고 “성령(the Holy Spirit)” 이라는 말은 14:26과 다른 두 곳에서 밖에 사용하지 않았을 정도로 이 표현을 피했습니다. 일부러 사용을 자제한 듯 합니다.

그가 기록했다고 여겨지는 요한 일서, 요한 이서, 요한 삼서, 그리고 요한계시록에는 아예  “성령” 이라는 단어가 단 한번도 등장하지 않습니다.

요한복음에서도 물론 개역성경은 “영” 이라는 말과 “성령” 이라는 말을 뒤죽박죽으로 사용해서 번역했지만, 헬라어 원문에는 14:26 외에 다음 두 곳에만 “성령” 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나도 그를 알지 못하였으나 나를 보내어 물로 침례(세례)를 베풀라 하신 그이가 나에게 말씀하시되 영이 내려서 누구 위에든지 머무는 것을 보거든 그가 곧 성령으로 침례(세례)를 베푸는 이인 줄 알라 하셨기에 내가 보고 그가 하나님의 아들이심을 증언하였노라 하니라” (요 1:33-34)

“예수께서 이르시되 너희에게 평강이 있을지어다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같이 나도 너희를 보내노라 이 말씀을 하시고 그들을 향하여 숨을 내쉬며 이르시되 성령을 받으라.” (요 20:21-22)

요한복음 서두의 1:33은 하나님 아버지께서 보내시는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가 앞으로 성령으로 하여금 바톤을 이어받게 하는 분이라고 침례자(세례자) 요한이 예고하는 장면이고, 요한복음 끝부분의 20:22은 보내심 받은 모든 임무를 완수하신 예수님께서 바로 그 성령을 제자들의 공동체에게 주시면서 그 제자들의 공동체를 이 세상에 보내시는 장면입니다.

“그들을 향하여 숨을 내쉬며…”

무엇을 연상케 합니까? 창세기 2:7 아닙니까?

“여호와 하나님이 땅의 흙으로 사람을 지으시고 생기를 그 코에 불어넣으시니 사람이 생령이 되니라.”

옛 창조 때 하나님께로부터 생기를 받은 최초의 사람은 하나님의 목적에서 벗어났기 때문에, 하나님께서 아들을  새 사람으로 보내셔서 목적을 완수하시며 그 새 사람에게 속한 공동체에 “숨을 내 쉬며” 성령을 주시므로 새 창조 세계를 살게 하신 것입니다.

이것이 성령이 오신 이유입니다.

 

성령은 예수님의 공동체에 오신 것입니다. 새 사람인 예수 그리스도에게 속한 공동체, 즉 머리이신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에 생기를 불어넣으시려고 오셨습니다.

무슨 개개인에게 능력을 줘서 행복하고 즐겁게 하려고 오신 것이 아니라 새 사람에게 속한 교회로 하여금 생명력 있게 그리스도를 드러내게 하려고 오신 분이 성령입니다. 

요한복음의 저자는 이것을 강조하기 위해 일부러 “성령” 이라는 말을 피한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요한복음이 기록될 당시의 교회들에 영지주의의 전신이라 할 수 있는 혼합 교리가 난무했기 때문입니다.

그 당시는 하나님과 동격이신 예수님을 격하시키고 성령을 무슨 능력으로 강조하는 사람들이 특별한 지식과 은사와 체험이 자기들에게 임했다고 착각하고 교회를 어지럽히고 있었을 때입니다.

하나님의 목적을 모르고 개인 신앙의 유익에 집착하게 되면 예나 지금이나 이렇게 교회에 성령에 관한 온갖 혼탁한 교리들과 경험들이 판치기 일수입니다.

그래서  요한복음의 저자는 성령이라는 표현은 피하면서 성령에 관한 사실을 장황할 정도로 끈질기게 밝힙니다.

  • 성령은 보혜사이긴 한데 “또 다른 보혜사”이다 – 원래의 보혜사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바톤을 이어받는 “또 다른” 존재라는 뜻이다.
  • 성령은 “진리의 영”이다 – “진리” 이신 예수 그리스의 영이다. 14:6에서 이미 예수님이 “진리”임을 선포한 후에 이렇게 표현함. 성령은 진리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드러내는 존재이다.
  • 성령은 예수님이 하나님 아버지께 부탁하셔서 오는 존재이고 또 예수님께서 보내는 존재이다 – “내가 아버지께 구하겠으니 그가 또 다른 보혜사를 너희에게 주사…” (14:16). “내가 아버지께로부터 너희에게 보낼 보혜사…” (15:26).
  • 성령이 오시는 것은 곧 예수님이 오시는 것이다 – “내가 너희를 고아와 같이 버려두지 아니하고 너희에게로 오리라.” (14:18). 즉, 성령이 교회에 오시는 것은 예수님이 오시는 것이요, 또 하나님 아버지께서 오시는 것이다.

“너희가 나를 알았더라면 내 아버지도 알았으리로다…”  (14:7)

나를 본 자는 아버지를 보았거늘…” (14:9)

내가 아버지 안에 거하고 아버지는 내 안에 계신 것을…” (14:10)

내가 아버지 안에 거하고 아버지께서 내 안에 계심을…” (14:11)

내가 아버지께 구하겠으니 그가 또 다른 보혜사를 너희에게 주사…” (14:16)

내가 너희를 고아와 같이 버려두지 아니하고 너희에게로 오리라.” (14:18)

“조금 있으면 세상은 다시 나를 보지 못할 것이로되 너희는 나를 보리니…” (14:19)

“그날에는 내가 아버지 안에 너희가 내 안에 내가 너희 안에 있는 것을…” (14:20)

“보혜사 곧 아버지께서 내 이름으로 보내실 성령…” (14:26)

내가 아버지께로부터 너희에게 보낼 보혜사 곧 아버지께로부터 나오시는 진리의 영이 오실 때에…” (15:26)

“그러나 진리의 영이 오시면 그가 너희를 모든 진리 가운데로 인도하시리니 그가 스스로 말하지 않고 오직 들은 것을 말하며…” (16:13)

“그가 내 영광을 나타내리니 내 것을 가지고 너희에게 알리시겠음이라.” (16:14)

“무릇 아버지께 있는 것은 다 내 것이라 그러므로 내가 말하기를 그가 내 것을 가지고 너희에게…” (16:15)

“조금 있으면 너희가 나를 보지 못하겠고 또 조금 있으면 나를 보리라 하시니.” (16:16)

간단히 말하자면, 성령은 예수 그리스도의 공동체인 교회에 오신 것이고 오셔서 예수님이 이 땅에 오신 목적 곧 창세 전에 하나님께서 세우신 목적을 교회를 통해 이루시기 위해 오신 것입니다.

앞에서 말한 ‘아버지집의 거할 곳’ 곧 하나님의 집인 교회를 이 땅에 세우고 생기를 불어넣으시려고 오셨습니다.

요한복음 14장의 말씀이 바로 이것을 알려주려고 쓴 것이지 죽은 후의 천국 얘기를 쓴 것이 아닙니다. 오해는 금물입니다.

또 예수 그리스도보다 성령을 강조하고 성령에 관한 오만가지 오해와 혼탁한 교리와 경험들이 난무하는 요즈음 요한복음 14장이 올바른 성령론의 기초를 잡아 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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