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 리더십과 권위에 관한 오해 (5)

 

***이 글은 미국 시카고에서 발행하는 기독교 신문인  <크리스찬 저널>의 요청으로  2010년 가을부터  2013년 가을까지 격주로 기고한 글입니다.

 

예수님짜리 교회 56

리더십과 권위에 관한 오해(5)

<유기적 교회의 방해요소 (37)>

 

바로 앞에서 프랭크 바이올라의 책 Reimagining Church(다시 그려보는 교회)를 인용하면서 ‘커버링’ 이라는 것이 성경적 근거가 없는 것으로써 사실은 종교적인 옷을 걸치고 사람들을 조종하려는 숨은 의도가 그 밑에 깔려있음을 살펴보았습니다.

다음은 그 인용한 글의 바로 다음에 이어지는 내용(소제목인 ‘커버링의 배후에 있는 진짜 질문 밝혀내기’에 속한)입니다.

 

그러나 만일 우리가 “커버링” 가르침을 면밀히 분석한다면, 곧 그것이 한 단계 위/한 단계 아래 명령계통 방식의 리더십에 기초함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이런 리더십 방식에서는 교회에서 더 높은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그들 밑에 있는 사람들을 꽉 붙잡고 있다. 그리고 그런 상의하달식의 통제를 통해 신자들이 오류에서 “보호” 된다고 믿는다 (다소 이상하지만).

 

그 개념은 이렇다. 모든 사람은 교회에서 자신을 책임지는 더 높은 위치의 사람 밑에  있어야 한다.

전후(세계 제 2차 대전 후)의 일반적인 복음주의 교회에서는, 이것을 “평신도”가 자신을 책임지는 목사 밑에 있는 것으로 이해한다. 그 다음, 목사는 더 높은 권위를 가진 사람 밑에 있어야 한다.

 

목사는 일반적으로 교단 본부, 또는 다른 교회(종종 “모 교회”), 또는 영향력 있는 크리스천 사역자의 책임 아래 있다. (사역자는 기독교 피라미드 구조의 더 높은 지위로 인식된다.)

따라서 평신도는 목사에 의해 “커버(cover)” 되고, 목사는 교단, 모 교회, 또는 크리스천 사역자에 의해 “커버” 된다. 각 사람은 더 높은 권위를 가진 사람의 책임 아래 있기 때문에 그 권위에 의해 보호(또는 “커버”) 된다.

이런 식의 사고를 갖고 있다.

 

이 “커버링-책임” 모형은 교회 안에서의 모든 영적 관계성에 적용된다. 그리고 각 관계는 그 모형에 맞도록 인위적으로 나뉜다. 그 모형 밖에서는 관계를 가질 수 없다. 특히 “평신도”의 관계성이 그렇다.

 

그러나 이런 식의 추론은 다음과 같은 질문들을 끌어낸다: 누가 모 교회를 책임지는가? 누가 교단 본부를 책임지는가? 누가 크리스천 사역자를 책임지는가?

어떤 사람들은  하나님께서 “더 높은” 권위들을 책임지신다는 그럴듯한 답을 내놓는다. 그러나 그런 판에 박힌 대답은 의문을 낳는다.

왜 하나님께서 평신도는 책임지시지 않는가? 아니면 목사는? 

 

흐음….

 

사실인즉, 위에 있는 사람을 책임지는 사람은 결국 아무도 없다. 그 사람 밑에 있는 모든 사람은 책임져야 한다고 철저하게 밀어붙이면서 말이다.

물론 “하나님-교단-사역자-목사-평신도” 모델의 진짜 문제는 그것이 드러내는 모순되고 왜곡된 논리 한참 너머에 있다. 주된 문제는 그것이 교회의 유기적 본성을 거스르는데 있다.

왜냐하면, 경건한 미사여구인 “책임”과 “커버링”의 배후에 성서적 지지를 받지 못하는, 지배하려는 속성에 의해 움직이는 시스템이 있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커버링” 가르침 뒤에 도사리는 근본적 이슈들은 힘과 지배와 관련이 있다.

 

결국 문제는 이 세상의 힘과 지배의 논리가 예수 그리스도의 교회 안에 깊숙이 침투해서 그것을 하나님께서 주신 권위로 착각하는데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경계하셨던 바로 그 ‘이방인의 집권자들과 그 고관들의 권세’가 종교적 옷을 걸치고 교회 안에서 영적 보호장치로 둔갑한 것입니다.

앞에서 언급한 이 세상의 피라미드 조직이라는 것, 즉 프랭크 바이올라의 표현대로 “한 단계 위/한 단계 아래 명령계통의 리더십 방식”이 오늘날 교회 안에서 효과적인 리더십으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피라미드 조직이 성경적이다?

 

오래 전에 필자는 교회 안에서 피라미드 조직의 효과를 극대화시키는 모델로 가장 좋은 것이 ‘셀 교회’라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래서 흔히 셀 교회 운동을 하는 사람들이 애용하는 다음과 같은 성경 본문으로 그런 조직이 성경적임을 증명하려고 했습니다.

 

“이튿날 모세가 백성을 재판하느라고 앉아 있고 백성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모세 곁에 서 있는지라

모세의 장인이 모세가 백성에게 행하는 모든 일을 보고 이르되 네가 이 백성에게 행하는 이 일이 어찌 됨이냐 어찌하여 네가 홀로 앉아 있고 백성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네 곁에 서 있느냐

모세가 그의 장인에게 대답하되 백성이 하나님께 물으려고 내게로 옴이라 그들이 일이 있으면 내게로 오나니 내가 그 양쪽을 재판하여 하나님의 율례와 법도를 알게 하나이다

모세의 장인이 그에게 이르되 네가 하는 것이 옳지 못하도다 너와 또 너와 함께 한 이 백성이 필경 기력이 쇠하리니 이 일이 네게 너무 중함이라 네가 혼자 할 수 없으리라

이제 내 말을 들으라 내가 네게 방침을 가르치리니 하나님이 너와 함께 계실지로다 너는 하나님 앞에서 그 백성을 위하여 그 사건들을 하나님께 가져오며 그들에게 율례와 법도를 가르쳐서 마땅히 갈 길과 할 일을 그들에게 보이고

너는 또 온 백성 가운데서 능력 있는 사람들 곧 하나님을 두려워하며 진실하며 불의한 이익을 미워하는 자를 살펴서 백성 위에 세워 천부장과 백부장과 오십부장과 십부장을 삼아 그들이 때를 따라 백성을 재판하게 하라

큰 일은 모두 네게 가져갈 것이요 작은 일은 모두 그들이 스스로 재판할 것이니 그리하면 그들이 너와 함께 담당할 것인즉 일이 네게 쉬우리라 네가 만일 이 일을 하고 하나님께서도 네게 허락하시면 네가 이 일을 감당하고 이 모든 백성도 자기 곳으로 평안히 가리라

이에 모세가 자기 장인의 말을 듣고 그 모든 말대로 하여 모세가 이스라엘 무리 중에서 능력 있는 사람들을 택하여 그들을 백성의 우두머리 곧 천부장과 백부장과 오십부장과 십부장을 삼으매 그들이 때를 따라 백성을 재판하되 어려운 일은 모세에게 가져오고 모든 작은 일은 스스로 재판하더라.” (출 18:13-26)

 

하나님께서 택하신 이스라엘의 최고 지도자인 모세가 이 피라미드 조직 방식을 재판에 적용했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아무런 의심 없이 이것을 성경적인 교회 운영방식이라고 믿습니다.

그래서 담임목사는 모세처럼 가장 높은 권위를 가진 직분이고, 그 아래에 천부장에 해당하는 권위를 가진 직분, 그 아래에 백부장, 그 아래에 오십부장, 그 아래에 십부장… 이런 식으로 해서 권위를 행사하는 직분들이 피라미드 방식으로 교회 안에 포진됩니다.

 

그러나 위의 본문을 자세히 살펴보면 어디에도 이 방식을 하나님께서 인정하셨다는 암시조차 없습니다. 이것은 모세가 장인인 미디안 제사장 이드로의 제안을 받아들여 세운 제도입니다.

그냥 쉽게 가자는(“네게 쉬우리라”) 이 세상 사람들의 명령계통의 조직을 받아들인 것입니다. “이에 모세가 자기 장인의 말을 듣고 그 모든 말대로 하여…” 뭔가 좀 께름칙하지 않습니까?

 

출애굽기와 민수기에서 모세는 주로 하나님께 물어보고 또 하나님께서 명하셔서 모든 일을 진행하는데, 여기서만큼은 장인의 말을 듣고 그 모든 말대로 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중요한 일을 하나님께 여쭙지 않고 이방인 제사장의 말을 따라 행한다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이겠습니까?

 

그것도 자기 아들들이 하나님의 백성으로 사는 것이 싫어 그들에게 할례 행하기를 거부했다가 큰 코 다칠 뻔한 아내 십보라(출 4:24-26), 그래서 모세가 출애굽의 막중한 사명을 앞두고 아내 때문에 일을 그르칠까봐 친정으로 돌려보내서 전혀 하나님의 출애굽 역사에 동참하지 못했던 그 여자와 아들들을 뒤늦게 데리고 나타난 장인 이드로(출 18:1-3)의 제안을 거리낌없이 냉큼 받아들입니다.

 

그런 제안이 종종 오늘날 피라미드 방식을 택하는 교회들이 속기 쉬운, 하나님을 들먹이는 온갖 종교적 언어로 포장되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이 너와 함께 계실지로다”, “너는 하나님 앞에서”, “하나님을 두려워하며 진실하며 불의한 이익을 미워하는 자를”, “하나님께서도 네게 허락하시면”, …

그러나 이것은 하나님의 방식이 아니었습니다. 나중에 하나님께서 명하신 방식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민 11: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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