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만난 어떤 그리스도인에게서 질문을 받았는데, 요약하자면 이렇습니다:
“지난 주일 설교에서 목사님이 옥합을 깨뜨려 예수님께 향유를 부은 여자의 얘기를 하면서 ‘옥합을 깨뜨렸다는 것은 우리의 자아가 깨어져야 함을 뜻한다’고 했는데 이게 맞는 해석인가요?”
만약 제가 20년 전에 이 질문을 받았었다면 아마 그 해석이 맞다고 했을 것이지만, 지금은 복음을 더 구체적으로 알고 성경을 보는 눈이 조금 더 열렸기 때문에 그런 식으로 해석하면 곤란하다고 대답했습니다.
그리고 그 본문에서 예수님께서 하시려는 말씀의 의도가 무엇인지를 설명해주었습니다.
20년 전의 저를 포함해서 많은 설교가와 성경 교사가 어째서 성경을 그런 식으로 해석할까요?
최근 한국을 방문했을 때 만났던 이단에 속한 사람에게서도 이와 다를 바 없이 성경 해석하는 것을 보고 이것의 심각성을 다시 한 번 실감했습니다. (7년 전에 만났던 다른 이단 소속의 50년 경력을 지닌 지도자와의 대화에서 이미 경험했었습니다.)
그는 지난 20년 동안 그 이단에서 잔뼈가 굵은 베테랑이었는데, 세 시간 동안의 대화에서 그가 성경을 끊임없이 인용하며 주장하는 말을 들으니 소위 정통 기독교인이나 이단에 속한 사람이나 성경을 보는 눈이 대동소이함을 보게 되었습니다.
다만 이단들은 더 비약해서 성경의 특정 구절들이 자기들을 지칭한다고 황당하게 갖다 붙일 뿐, 성경을 해석하는 방법엔 별 차이가 없음을 발견했습니다.
2 = 1 을 증명하기 위한 이런 식의 풀이가 왜 성립할 수 없을까요?
이렇게 정통이나 이단들이나 공통적으로 사용하는 잘못된 성경 해석 방법에 크게 두 가지가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하나는 Proof Texting(자기 주장을 뒷받침하려고 성경을 왜곡되게 갖다 사용하는 것)이고, 또 하나는 알레고리적 해석(풍유적 해석) 입니다.
쉽게 얘기하자면, 전자는 자기가 말하려는 것을 증명하려고 성경에서 찾아 그 본문이 뜻하는 바를 무시하고 자기 구미에 맞게 갖다 쓰는 것이고, 후자는 성경 본문에 자기 생각을 집어넣어 멋대로 해석하는 것입니다.
둘 다 성경 본문이 말하려는 의도와는 상관없이 자기 생각에 사로잡혀 있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입니다.
물론 성경을 해석할 때 그 누구도 이것에서 완벽하게 자유로울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황당한 비약을 지양하고 합리적인 사고를 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많은 그리스도인이 성경을 보는 눈에 문제가 있기 때문에 이런 식의 성경 해석에 감탄하며 “우리 목사님은 정말 성경 말씀을 잘 쪼갠다”고 여깁니다.
Proof Texting의 예로서는 위에서 언급한 옥합을 깨뜨린 여자의 이야기가 적합할 것입니다.
어째서 ‘옥합이 깨진 것’과 ‘자아가 깨지는 것’을 연관지어 해석하는 것이 문제가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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