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우리는 디모데전서를 통해 63-64년경 에베소교회가 유대교의 영향을 받은 사람들, 그리고 주위의 타락한 문화와 타협하는 사람들이 뒤섞여 혼란 속에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사도 바울이 디모데전서에서 “경건(godliness)” 이라는 말을 반복하면서 세상과 구별된 참된 경건한 삶을 강조한 것이 이를 뒷받침해주고 있습니다.
“이는 우리가 모든 경건과 단정함으로…” (2:3)
“크도다 경건의 비밀이여 그렇지 않다 하는 이 없도다.” (3:16)
“망령되고 허탄한 신화를 버리고 경건에 이르도록 네 자신을 연단하라.” (4:7)
“육체의 연단은 약간의 유익이 있으나 경건은 범사에 유익하니…” (4:8)
“누구든지 다른 교훈을 하며 바른 말 곧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과 경건에 관한 교훈을 따르지 아니하면…” (6:3)
“마음이 부패하여지고 진리를 잃어버려 경건을 이익의 방도로 생각하는 자들의 다툼이 일어나느니라.” (6:5)
“그러나 자족하는 마음이 있으면 경건은 큰 이익이 되느니라.” (6:6)
“오직 너 하나님의 사람아 이것들을 피하고 의와 경건과 믿음과 사랑과 인내와 온유를 따르며…” (6:11)
에베소교회는 특히 경건하기는커녕 자유분방하고 방탕하게 사는 소위 “신 여성들” 때문에 바람 잘 날이 없던 것 같습니다.
그들은 에베소의 주위 환경의 영향으로 여성 우위 사상을 가지고 남자들을 주관하려 하며 누구의 말도 듣지 않고 교회를 어지럽혔습니다.
바울이 여자들에게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한 것을 보면 이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또 이와 같이 여자들도 단정하게 옷을 입으며 소박함과 정절로써 자기를 단장하고 땋은 머리와 금이나 진주나 값진 옷으로 하지 말고 오직 선행으로 하기를 원하노라 이것이 하나님을 경외한다 하는 자들에게 마땅한 것이니라
여자는 일체 순종함으로 조용히 배우라 여자가 가르치는 것과 남자를 주관하는 것을 허락하지 아니하노니 오직 조용할지니라 이는 아담이 먼저 지음을 받고 하와가 그 후며 아담이 속은 것이 아니고 여자가 속아 죄에 빠졌음이라 그러나 여자들이 만일 정숙함으로써 믿음과 사랑과 거룩함에 거하면 그의 해산함으로 구원을 얻으리라.” (딤전 2:9-15)
에베소교회의 거짓 교사들은 하와가 아담보다 먼저 지음을 받았고 특별한 지식이 먼저 하와에게 임했다는 거짓 교훈을 주장하며 여성의 상위를 강조하기 위해 혼인을 금하기까지 한 것 같습니다 (딤전 4:3).
그당시 여자들은 요즘과 달리 교육을 전혀 받지 못했기 때문에 ‘무식’ 그 자체였는데, 이런 여자들이 온갖 요란한 화장과 보석으로 치장한 옷을 입고 교회 모임에 나타나서 자기 주장을 굽히지 않고 드러내며 가르치려 하는 모습을 상상해보십시오.
밤에 가정집 거실에 모였는데 등잔불에서 나는 연기와 분칠을 한 여자들이 뿜어내는 냄새가 어우러져 몽롱하게 하고, 등불의 빛은 그 여자들의 치장한 보석에 반사되어 어지럽게 하고, 여자들의 입에서는 끊임없이 무식한 말들이 쏟아져나오고… 상상만 해도 피곤해지지 않겠습니까?
아마존 여인족 전사들의 상상도
에베소교회 안에서 이런 여자들이 교회를 어지럽히게 된 배경은 아마 에베소라는 도시의 특성과 관계 있을 것입니다.
그리스의 역사가인 타키투스(Tacitus)에 의하면 에베소는 원래 주전 14세기경 흑해로부터 건너 온 여성 우위 종족인 아마존 여인족에 의해 세워졌다고 합니다.
그때부터 에베소는 전통적으로 풍요와 다산의 상징인 달의 여신 키벨레(Cybele)를 숭배하다가, 아마존 여인족을 정복한 그리스인들이 그들의 대모신(大母神)인 아데미(Artemis, 그리스 이름으로 Diana)를 가져온 후 에베소가 이 아데미 여신의 본거지가 되어 고대에 세계 7대 불가사의 중 하나로 불리던 아데미 신전이 건축되었습니다.
좌: 키벨레 여신상, 우: 아데미 여신상
에베소의 아데미 신전 원래 모습 상상도와 기둥 한 개만 남아 있는 현재의 신전 터
원래 가로 137 미터, 세로 69 미터, 높이 18 미터의 규모에 기둥이 127개 있었음
에베소에서 아데미 여신의 영향력이 얼마나 큰지는 바울의 사역의 결과에 분을 품고 소동을 일으켰던 은장색 데메드리오의 다음과 같은 말에서 알 수 있습니다.
“…우리의 이 영업이 천하여질 위험이 있을 뿐 아니라 큰 여신 아데미의 신전도 무시 당하게 되고 온 아시아와 천하가 위하는 그의 위엄도 떨어질까 하노라 하더라 그들이 이 말을 듣고 분노가 가득하여 외쳐 이르되 크도다 에베소 사람의 아데미여 하니…” (행 19-27-28)
에베소의 이런 분위기를 잘 아는 바울이기에 디모데에게 권면하면서 다음과 같이 말한 것입니다.
“만일 내가 지체하면 너로 하여금 하나님의 집에서 어떻게 행하여야 할지를 알게 하려 함이니 이 집은 살아 계신 하나님의 교회요 진리의 기둥과 터니라 크도다 경건의 비밀이여, 그렇지 않다 하는 이 없도다.” (딤전 3:15-16)
은장색 데메드리오의 선동에 의해 일어난 폭동 때 바울의 제자인 가이오와 아리스다고가 끌려갔던 연극장
이렇게 에베소는 대대로 여성이 우위인 분위기가 도시 전체에 만연해 있었으므로 이것이 기독교 신앙과 교묘하게 혼합되어 에베소교회 안으로 침투된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런 에베소의 특성을 이해하지 못한 채 디모데전서에서 바울이 “여자는 일체 순종함으로 조용히 배우라 여자가 가르치는 것과 남자를 주관하는 것을 허락하지 아니하노니 오직 조용할지니라”(1:11-12) 라고 한 말만 proof texting 하는 것은 성경의 배경과 문맥을 무시한 채 문자적으로만 보는 무지의 소치입니다.
아무튼 저는, 에베소교회에 침투한 이런 거짓 사상이 이후로도 좀처럼 사라지지 않고 기독교가 세력을 얻으면서 마리아 숭배사상으로 연결되어, 결국 431년 제 3차 기독교 공의회가 에베소의 성 마리아 교회에서 열리게 되고 거기서 마리아를 “하나님의 어머니”로 선포하는 치명적 오류를 범하게 되었다고 봅니다.
예수님짜리 블로그를 이메일로 구독하기
최신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