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베소교회는 사도 바울이 그의 교회 설립 여행 중 가장 오랜 기간인 3년을 지내면서 세운 교회였고, 또 소아시아의 수도이며 로마제국의 동과 서를 잇는 무역 중심지에 위치했던 교회였으므로 꽤 영향력이 있는 교회였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에베소교회는 악한 영들의 집중적인 공격의 표적일 수 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바울은 에베소(Ephesus)를 떠나 마게도니아(Macedonia)와 아가야(Achaia)를 거쳐 예루살렘으로 급히 가는 도중 일부러 시간을 내서 밀레도에 들러(에베소에서 남쪽으로 50 킬로미터) 에베소교회의 장로들을 불러 권면을 하면서(행 20:17-35) 다음과 같이 경고했습니다.
“내가 떠난 후에 사나운 이리가 여러분에게 들어와서 그 양 떼를 아끼지 아니하며 또한 여러분 중에서도 제자들을 끌어 자기를 따르게 하려고 어그러진 말을 하는 사람들이 일어날 줄을 내가 아노라.” (행 20:29-30)
바울이 63-64년경 그레데(Crete)에서 배를 타고 와서 내렸을 에베소 부두를 배경으로.
사진의 중간 나무가 있는 부분이 1세기 때 부두가 있던곳
지금은 퇴적물에 의해 바다가 10 킬로미터 바깥까지 밀려나 있음
바울이 에베소교회를 떠난 후 예루살렘, 가이사랴, 로마, 스페인, 그레데(Crete)를 거쳐 약 7년만인 63-64년경에 다시 에베소교회에 돌아왔을 때 그가 앞에서 예견하고 경고한 일이 그대로 벌어져서 거짓 교사들이 교회를 어지럽히고 있었습니다.
바울의 말처럼 장로들 중에 사나운 이리가 들어와서 교회 지도층에 불순한 세력을 형성하여 순진한 교인들을 거짓으로 미혹하며 공동체를 분열시키고 있었습니다.
이것이 얼마나 심각했던지 바울은 그들 중 후메내오와 알렉산더를 교회 공동체에서 내쫓는 초강수를 두어야만 했습니다(딤전 1:20).
사람들로 늘 붐볐을 에베소의 번화가
하지만 바울이 에베소교회의 문제를 어느 정도 수습하고 에베소를 떠나 마게도니아에 갔을 때도 여전히 교회는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떠날 때 디모데를 에베소교회에 남겨두고(딤전 1:3) 그로 하여금 에베소교회를 바로 잡도록 했지만 젊고 마음이 여린 디모데는 담대하게 나서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바울이 순회사역자인 디모데를 격려하고 독려하기 위해 쓴 편지가 바로 디모데전서입니다(흔히 잘못 알고 있는, 에베소교회 담임목사인 디모데에게 보낸 목회서신이 아니라).
이렇게 디모데가 현장에서 교회를 돌보고, 바울이 멀리서 디모데를 독려하며 애썼지만 에베소교회의 상황은 별로 달라진 것이 없었습니다.
달라지기는커녕 더 악화되었는데, 이젠 에베소교회 뿐만 아니라 그 주위의 소아시아 교회들 전체가 바울을 거부하는 상황까지 가버렸습니다.
바울이 디모데전서를 보내고 난 후 약 4년 뒤인 67-68년경의 에베소교회 상황을 그가 로마의 감옥에서 보낸 디모데후서를 통해 엿볼 수 있습니다.
“아시아에 있는 모든 사람이 나를 버린 이 일을 네가 아나니 그 중에는 부겔로와 허모게네도 있느니라.” (딤후 1:15)
“망령되고 헛된 말을 버리라 그들은 경건하지 아니함에 점점 나아가나니 그들의 말은 악성 종양이 퍼져나감과 같은데 그 중에 후메내오와 빌레도가 있느니라.” (딤후 2:16-17)
“너는 이것을 알라 말세에 고통하는 때가 이르러 사람들이 자기를 사랑하며 돈을 사랑하며 자랑하며 교만하며 비방하며 부모를 거역하며 감사하지 아니하며 거룩하지 아니하며 무정하며 원통함을 풀지 아니하며 모함하며 절제하지 못하며 사나우며 선한 것을 좋아하지 아니하며 배신하며 조급하며 자만하며 쾌락을 사랑하기를 하나님 사랑하는 것보다 더하며 경건의 모양은 있으나 경건의 능력은 부인하니 이같은 자들에게서 네가 돌아서라
그들 중에 남의 집에 가만히 들어가 어리석은 여자를 유인하는 자들이 있으니 그 여자는 죄를 중히 지고 여러 가지 욕심에 끌린 바 되어 항상 배우나 끝내 진리의 지식에 이를 수 없느니라
얀네와 얌브레가 모세를 대적한 것 같이 그들도 진리를 대적하니 이 사람들은 그 마음이 부패한 자요 믿음에 관하여는 버림 받은 자들이라 그러나 그들이 더 나아가지 못할 것은 저 두 사람이 된 것과 같이 그들의 어리석음이 드러날 것임이라.” (딤후 3:1-9)
바울이 그의 말년에 지난 20년 가까이 정리해 온 복음을 3년 내내 전해주고, 또 하나님의 영원한 목적(신비의 경륜)을 더 확실히 알게 하려고 편지까지 써보낼 정도로 심혈을 기울였던 에베소교회가 어째서 이 지경이 되었을지 이해하기 힘들지만 이것이 엄연한 현실이었습니다.
이번 여행중 에베소를 둘러보면서, 1세기 당시의 에베소라는 환경이 교회를 더욱 어지럽게 했을 것이라고 추측하며 에베소의 환경과 디모데전서를 함께 살펴보니 그 이유를 좀더 알 것 같았습니다.
예수님짜리 블로그를 이메일로 구독하기
최신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