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2월 24

Miracle on Ice?

 

 Miraclewallpaper2

 

“Miracle on Ice (빙판 위의 기적)”

어제 2월 22일은 미국 올림픽 아이스하키 대표팀이 1980년 미국 Lake Placid 에서 열린 동계 올림픽 결승리그 첫 경기에서 무적의 소련 대표팀을 격파한지 35년째 되는 날이었습니다.

이 날을 기념하기 위해 그 당시 대표팀 코치와 선수들 중 세상을 떠난 두 사람을 빼고 살아있는 모두가 35년 전 경기가 열렸던 경기장에 모여 특별한 행사를 가졌다고 합니다.

 

저는 아직도 이날의 경기를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 당시 저는 대학생이었는데, 미국은 안으로는 경기 침체로 말미암아, 밖에서는 이란의 미국 대사관 직원들이 아야톨라 호메이니의 혁명 이후 인질로 잡혀있던 상황이어서 분위기가 영 말이 아니었습니다.

게다가, 바로 두 달 전에 소련이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해서 가뜩이나 냉전 상태였던 미국과 소련의 관계가 최악일 때였습니다.

그리고 이에 대한 항의 표시로 지미 카터 대통령이 그 해 여름 소련의 모스크바에서 열릴 예정이던 하계 올림픽의 불참(boycott)을 이미 선언한 직후였습니다.

 

winter-olympics-2006-1980-miracle-on-ice-small-26920

 

그래서 미국과 소련의 동계 올림픽 아이스하키 경기는 그야말로 초미의 관심사였습니다.

관심은 지대했지만 물론 미국 팀이 이기리라고 생각한 사람은 없었기 때문에 상상밖의 이변을 연출하는 드라마가 펼쳐질 줄은 그 누구도 예측하지 못했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명승부를 펼친 끝에 3 대 2로 지고 있던 미국 팀이 마지막 피리어드에 두 골을 넣고 소련 팀의 파상공세를 막아내며 극적으로 역전승을 거두었습니다.

 

이 승리는 소련과 미국의 실력 차이가 워낙 컸다고 보기 때문에 “빙판 위의 기적” 이라고 불리고, 다윗이 골리앗을 물리친 것에 비유하기도 하고, 마치 캐나다 대학 풋볼팀이 미국 수퍼보울 챔피언을 꺾고 승리한 것과 마찬가지라고 할 정도입니다(캐나다도 미국처럼 풋볼을 하긴 하지만 별로이기 때문에 이렇게 비유한 것입니다).

왜냐하면, 미국 대표팀은 올림픽이 열리기 6개월 전에 대표팀에 발탁된 평균 연령 21세의 대학생들이 주축이 된 새내기 팀이었고, 소련 대표팀은 오랜 세월 한솥밥을 먹으며 합숙해온 프로들로 구성되었고, 지난 네번의 올림픽에서 도합 27승 1무 1패의 놀라운 전적으로 내리 우승한 팀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국제 아이스하키 연맹은 연맹 창립 100주년을 맞은 2008년에 이 승리를 지난 100년 동안 열린 국제 아이스 하키 경기 역사상 최고의 이야기로 선정했고, 미국 스포츠 매거진인 Sports Illustrated는 이 승리를 ‘The Top Sports Moment of the 20th Century’로 선정했습니다.

즉 이 승리의 순간을 20세기에 세계에서 열린 모든 종목의 스포츠에서 단연 최고였다고 평가한 것입니다.

 

Sports_Illustrated_Miracle_on_Ice_cover

 

미국 대표팀은 이 경기 이틀 후에 열린 핀란드와의 결승리그 마지막 경기에서까지 승리해서 결국 우승을 차지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

결승리그에 올라오기 전의 예선 조별리그에서 강호들을 차례로 연파하며 4승 1무의 전적을 올린 것도 기적과 같았는데, 결승리그에서 다른 조의 1,2 위로 올라온 소련과 핀란드를 연파했다는 것은 진정 믿기 힘든 거짓말 같은 사실이었습니다.

 

그 당시 천하무적이었던 소련 대표팀은 그 전까지 20년 동안 세계 아이스하키 대회 거의 모든 경기를 휩쓸었고, Lake Placid 올림픽에서도 조별 예선을 5전 전승에 전체 스코어 차이도 51-11, 글자 그대로 파죽지세로 몰아붙이고 올라왔었습니다.

올림픽이 열리기 직전인 1980년 2월 9일, 즉 2주 전에 미국 대표팀이 소련 대표팀을 상대로 가졌던 시범경기에서 소련 팀은 미국 팀을 데리고 놀다시피 하며 10-3으로 이겼었습니다.

그런데 불과 2주 후에 말도 안되는 결과가 벌어져서 “빙판 위의 기적” 이라는 말이 생겨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엊그제 USA TODAY는 스포츠 특집 기사에 다음과 같은 제목을 달았습니다.

“Talented 1980 Olympic team didn’t need miracles.”

 

1980년의 미국 올림픽 아이스하키 대표팀은 실력이 있었기 때문에 기적을 필요로 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즉, 그들이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것은 우연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기자는 그 올림픽 이후 대표팀 선수들이 미국 프로 아이스하키 리그에서 얼마나 대단한 활약을 했는지를 예를 들어 설명했습니다.

그 전까지는 캐나다와 유럽 선수들이 미국 프로 아이스하키에서 독무대를 이루다시피 했는데, 1980년 미국 대표팀 선수들 대부분이 프로팀들 곳곳에 스카웃되어 도합 6천 경기 이상을 뛰며 중심 역할을 한 것을 볼 때 그들이 소련팀을 이긴 것을 기적이라고 부르면 안된다는 것입니다.

 

oly_a_america_cr_608x342

 

그 당시 대표팀 선수들도 그때를 회상하며 그것이 진실로 팀이 합심해서 이룬 성취였다고 했습니다.

라이벌 대학 팀들에서 뽑혀온 제각각의 선수들이 6개월 동안 땀을 흘리며 훈련하면서 빚어지고 지지고 볶으면서 하나가 되었다고 했는데, 이렇게 하나로 움직이도록 하기 위해 허브 부룩스 코치는 5개월간 무려 60회 이상의 시범경기를 소화하도록 했습니다.

격렬한 아이스하키 경기를 이틀내지 사흘에 한번씩 5개월 동안 계속했다는 것은 그야말로 지옥훈련 그 자체입니다.

그들이 미국 대학팀들을 대표하는 최고의 스타들로서 나름 가능성은 있었겠지만 어린 선수들이어서 이렇게 빚어지는 준비과정이 없었더라면 결코 소련을 이기거나 금메달을 목에 걸 수는 없었을 것입니다.

 

Eruzione-Miracle-on-Ice-Goal

 

오늘날 유기적 교회에 대한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는데 흔히 성경에 무슨 유기적 교회의 청사진이 있는 줄 알고 그대로 적용하면 될 것이라고 쉽게 생각합니다.

성경의 이론대로 하면 우지끈 뚝딱 하고 유기적 교회가 세워진다고 여기는 사람들이 꽤 많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하루아침에 기적이 일어나듯 유기적 교회가 탄생하는 줄 알면 큰 오산입니다.

위에서 말한 미국 아이스하키 대표팀의 성취가 우연이나 기적이 아니었듯이 성경이 말하는 교회도 마찬가지라는 말입니다.

 

물론 신약성경이 말하는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제대로 알아야 하는 것은 기본이지만, 제맘대로 살아온 죄인들인 우리가 교회를 이루기 위해 장시간 지지고 볶으면서 빚어지고 만들어져가는 과정은 누군가 말했듯이 “messy”, 즉 지저분하다 싶을 정도로 혼란스러운 날들을 함께 거치는 과정입니다.

그리고 이런 과정을 거치는 교회생활은 지체로서 겪어본 적이 없는 사람은 결코 알 수 없는 것입니다.

하루아침에 되는 것이 아니라 교회도 우리 몸이 자라나듯 한참 걸려서 세워집니다.

 

이것을 바울은 다음과 같이 설명했습니다.

 

“우리가 다 하나님의 아들을 믿는 것과 아는 일에 하나가 되어 온전한 사람을 이루어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이 충만한 데까지 이르리니

이는 우리가 이제부터 어린 아이가 되지 아니하여 사람의 속임수와 간사한 유혹에 빠져 온갖 교훈의 풍조에 밀려 요동하지 않게 하려 함이라

오직 사랑 안에서 참된 것을 하여 범사에 그에게까지 자랄지라 그는 머리니 곧 그리스도라

그에게서 온 몸이 각 마디를 통하여 도움을 받음으로 연결되고 결합되어 각 지체의 분량대로 역사하여 그 몸을 자라게 하며 사랑 안에서 스스로 세우느니라.” (엡 4:13-16)

 

여기서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이 충만한 데까지 이르는 존재는 물론 개인이 아니라 교회이고, 범사에 그에게까지 자라야 하는 존재 역시 개인이 아닌 교회를 뜻합니다.

이런 교회가 세워지기 위해서 개인인 각 지체는 연결되고 결합되는 과정을 꼭 거쳐야 합니다.

그리고 그런 과정은 기적이 아닌, 지체 모두가 다 하나님의 아들을 믿는 것과 아는 일에 하나가 되는 피눈물나는 과정입니다.

 

 

예수님짜리 블로그를 이메일로 구독하기

 

 

 

1 ping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

You may use these HTML tags and attributes: <a href="" title=""> <abbr title=""> <acronym title=""> <b> <blockquote cite=""> <cite> <code> <del datetime=""> <em> <i> <q cite=""> <s> <strike> <str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