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미국에서 한국으로 오는 비행기 안에서 승무원이 한국 신문을 읽으라고 주길래 훑어보다가 어이없는 문구가 눈에 띄었습니다.
‘전능하신 하나님 교회(The Church of Almighty God)’ 라는 데서 낸 전면광고였는데 맨 위의 문구는 다음과 같았습니다.
예수님은 이미 ‘흰 구름’을 타고 돌아오셨습니다
그분이 곧 말세에 말씀이 되어 중국에 은밀히 강림하신 전능하신 하나님입니다
전능하신 하나님께서 “심판이 하나님 집에서부터 시작된다’는 새 사역을 전개하셨고 국도(國度) 시대를 개척하셨으며 인류를 구원하고 온전케 하는 모든 진리를 발표하셨고 중국에서 한 무리 이긴 자들을 만드셨습니다. 오늘날, 하나님께서 중국에 은밀히 강림하여 하신 사역은 이미 큰 성공을 이루었고 곧 만국만민을 향해 공개적으로 나타나실 것입니다.
이런 문구 아래 ‘하나님의 최신 말씀 12편 중 제 2 편’ 시리즈 연재 내용이 깨알같이 적혀있었는데, 이걸 보면서 잠시 생각했습니다
“한국 유력 일간지에 전면광고를 시리즈로 실을 정도면 엄청난 돈이 들어갈 텐데, 그들이 이 많은 돈을 들여 광고를 낸다는 것은 그만큼 효과가 있음을 믿기 때문일 것이고 또 이 광고를 보고 걸려드는 사람이 꽤 있기 때문일 것이다.”
기독교 이름 아래 이런 말도 안되는 것을 믿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고 주님 오시는 날까지 이런 엉터리가 계속 다른 이름으로 판을 칠 것을 알지만, 사람들이 예수님을 믿는다 하면서도 복음을 이렇게도 모를 수 있다는 것이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이렇게 복음을 모르면서도 열심을 내는 것은 위와 같은 이단이나 사이비에서 뿐만 아니라 정통 기독교 안에서도 얼마든지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로 보건대, 소위 믿음(신앙) 좋다는 것은 크나큰 함정일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신앙도 신앙 나름이기 때문입니다.
기독교 안에도 미신, 맹신, 광신이 판치고 있으므로 믿음 좋다고 해서 될 일이 아닙니다.
제가 아홉 살 때까지 산타클로스를 굳게 믿고 조금도 의심한 적이 없었듯이 예수님도 그런 식으로 얼마든지 믿을 수 있는데, 이런 식의 믿음의 예는 종교를 가리지 않고 편만해있습니다.
최근에 아랍에미리트의 첫 여성 전투기 조종사가 지하디스츠(아랍 성전주의자들)에게 공포의 대상이 되었다는 기사를 읽었는데 그 이유가 흥미롭습니다.
급진주의 이맘(이슬람 성직자)들이 ‘지하드에서 순교한 전사들은 천국에서 갈색 눈동자의 처녀 70명으로부터 보상을 받는다’는 코란 구절의 해석을 전사 모집수단으로 활용해왔는데, 성전주의자가 천국에 가지 못하는 단 한 가지 예외가 있다고 합니다. 그 단 한 가지 예외가 바로 여자의 손에 죽는 것이랍니다.
그래서 자살폭탄 테러도 두려움 없이 실행하는 이 전사들이 가장 피하고 싶은 것은 ‘여성 적군’이고, 실제로 IS 대원들은 쿠르드족의 여군들을 만나면 싸우지도 못하고 혼비백산해서 도망치기 바쁘다고 합니다.
그런데 여성 전투기 조종사가 투하하는 폭탄을 맞으면 도망도 못가고 꼼짝없이 죽어야하니 천국 못갈까봐 정신이 혼미해질 수 밖에요.
대단한 믿음입니다. 우리는 어처구니 없어 코웃음치지만 그들에겐 심각한 일입니다. 믿음이 투철하기 때문이지요.
이런 류의 믿음이 위에서 언급한 ‘예수님이 이미 흰 구름을 타고 중국에 강림하셨다’ 라는 코미디 수준의 거짓에 인생을 걸게 하고 멸망의 구렁텅이에 빠지게 하는 것입니다.
기독교 역사를 보면 예수님을 이런 식으로 믿는 사람들이 하나님의 이름으로 말도 안되는 짓들을 대놓고 자행한 예가 수두룩 합니다. 믿음은 아주 좋은데 복음이 아닌 것에다 걸기 때문입니다.
급수만 다를 뿐이지 예나 지금이나 기독교 안에 미신이 대세라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예수님 당시에 유대교 안의 믿음 좋은 사람들이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박았다는 사실을 안다면 무조건 “믿음, 믿음” 할 것이 아니라 누구를 믿을 것인지, 무엇을 믿을 것인지, 왜 믿을 것인지, 어떻게 믿을 것인지 심각하게 따져봐야 합니다.
하나님의 목적,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부활, 승천, 그리고 성령의 강림이 뜻하는 바를 모르고 기독교 신앙의 어느 한 부분에 집중을 하면 반쪽 복음도 안되는 것에 머무르며 전부인 줄 착각할 수 있습니다.
나무 몇 그루만 보고 광활한 숲 전체는 보지 못하는 우를 범할 수 있다는 말입니다.
하나님의 목적을 알고 예수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진리로 자유케 하시는 올바른 복음에 집중해서, 삼위일체 하나님을 알아가는데 애써야 할 것이 우리의 몫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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