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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24

우리가 해야 할 일이 세상을 바꾸는 것일까? (3)

 

 god's way

 

오래 전 집회에 강사로 온 목사님이 한국의 어떤 큰 교회가 교인들이 헌금한 100만 불로 이자놀이를 해서 고리대금을 취한다고 비판하며 “나에게 100만 불이 주어진다면 한국의 역사를 바꿀 수 있을 텐데…” 라고 한탄하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때는 제가 목회하던 교회에 미국의 명문 대학생들과 한국에서 유학온 소위 SKY 대학 출신 유학생들이 제법 있었기 때문에 저도 그 목사님의 말에 동감하며 속으로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에게 100만 불이 주어진다면 나는 우리 교회 젊은이들을 잘 길러서 한국은 물론 세계 역사를 바꾸고야 말 것이다!”

그 목사님이나 저나 ‘비전(vision)’  이라는 말을 좋아하여 젊은이들에게 그걸 심어주면 세상이 바뀔 것이라는 믿음이 투철했었습니다.

 

그 후로 그 목사님은 더 많은 추종자들이 생겨 100만 불의 몇 배나 더 되는 돈으로 여기저기 땅 사고 건물 짓고 사역하다가 은퇴했습니다.

그리고, 제가 목회하던 교회 역시 나중에 교인 숫자가 늘어 100만 불의 두 배가 넘는 돈을 들여 건물 사서 꾸민 것이 전부였습니다.

물론 그분과 저 때문에 한국 역사와 세계 역사에 일어난 변화는 별로 없다고 해야겠지요.

 

낡은 교회 이미지

 

우리는 ‘비전을 가지라’, ‘2세 교육이 대안이다’, ‘젊은이여, 꿈을 가져라’, ‘역사가 우리를 부른다’, ‘세상이 우리를 부른다’,… 이런 구호들에 익숙합니다.

다 우리가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믿음을 전제로 만들어진 구호라고 생각됩니다.

 

제가 예수 그리스도를 믿기 시작한 1976년도에 마침 제가 속한 교단이 그 해에 시작한 “Bold Mission Thrust” 라는 프로젝트가 있었는데, 이것이 신앙생활을 시작하는 저의 삶에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것은 25년 후인 2000년도까지 세계의 모든 사람에게 복음이 전파되도록 하자는 목표였습니다.

간단히 말해서, 사반세기 안에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믿음에서 출발한 프로젝트였습니다.

그리고 교단 내에 그것을 하나님의 뜻이 아니라고 의심한 사람은 거의 없었습니다.

 

year 2000

 

그 교단이 세계에서 가장 큰 개신 교단이었기 때문에 그 열기는 실로 대단했습니다. 후에 목회자가 되어 교단 주최 모임에 자주 갔었는데, 어디를 가든지 주제는 언제나 이 목표의 달성이었습니다.

전국 총회 모임이든, 주 총회 모임이든, 지방회 모임이든, 선교 강조 모임이든, 세미나나 수련회에서,.. 이 비전에 매료된 사람들이 눈물을 글썽거리며 외치고 화답하는 모습을 항상 볼 수 있었고, 저도 덩달아서 흥분하며 이 목표는 당연히 달성될 것으로 믿었습니다.

 

교단이 야심차게 내놓은 ‘Master Life(최선의 삶)’ 라는 제자훈련 세미나와 “CWT(연쇄 전도훈련)’ 세미나에 참석했을 때의 감동은 이루 말할 수 없는 천상에서나 있을 수 있는 경험이었습니다.

웬만해선 눈물을 흘리지 않는 제가 하나님께서 하실 일을 꿈꾸며 세미나 내내 감동의 눈물이 절로 나오는 것을 막을 수 없었을 정도였으니까요.

그리고 나중에 이 두 세미나의 강사가 되어 세미나를 인도하며 돌아다닐 때도 ‘Bold Mission Thrust’의 목표 달성을 한 치도 의심한 적이 없습니다. 그대로만 하면 그리스도인의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이고, 세상이 바뀌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기하급수적 증가

 

그런데 목표로 했던 2000년도가 지나가고 다시 14년이 훌쩍 가버린 지금 그 목표가 달성되었습니까? 그 꿈이 이루어졌습니까? 믿음대로 되었습니까? 역사가 바뀌었습니까? 세상이 바뀌었습니까?

결과를 놓고 할 말 없을 때 자주 합리화 하는 말인 “시도 자체가 귀했다” 라고 하면 그만입니까?

 

저는 ‘꿈 깨라’, ‘역사는 우리를 부른 적이 없다’, ‘세상은 우리를 부르지 않는다’,… 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왜냐하면, 하나님은 우리에게 세상을 바꾸라고 하신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다만 우리가 하나님의 목적과 뜻을 추측하고 착각하고 오해해서 그렇게 생각하는 것 뿐입니다.

 

시계가는 소리

 

역사나 세상은 우리를 부른 적이 없습니다. 부르지도 않았는데 나가는 것은 주제 넘은 행동이겠지요.

역사나 세상이 우리를 부른다는 것은 아주 인본주의적인 생각의 발로입니다. 따라서 이 세상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것이고, 또 그것에 대해 우리가 왈가왈부할 필요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 하나님의 사람들이 알아야 할 것은 역사나 세상이 우리를 부르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우리를 부르신다는 사실입니다.

 

그럼 하나님께서는 왜 우리를 부르십니까?

세상을 바꾸라고 부르십니까, 아니면 다른 이유로 부르십니까?

하나님께서 무엇 때문에 우리를 불러 이 세상에 두셨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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