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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20

열흘 여행기 (26): 하루에 버가모에서 빌라델비아까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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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25일(월) 버가모(Pergamum)를 둘러보고 두 번째로 찾아간 곳은 남동쪽으로 65 킬로미터쯤 떨어진 옛 두아디라(Thyatira)교회가 있던 아키사르 라는 도시입니다.

이 도시는 위치상으로 숱한 전쟁을 겪고 피해를 입어 파괴된 폐허 위에 다시 건설하기를 반복했으므로 1세기의 유적은 전무하다시피 합니다.

그래서 이곳엔 비잔틴 시대인 6세기 때 건축된 교회당의 유적만 달랑 남아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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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세기 때 지은 것으로 추정되는 두아디라교회 건물 유적

 

두아디라는 잦은 전쟁으로 인해 생업에 위기를 겪은 시민들이 생존을 위해 뭉치고 단결하여 만든 조합인 길드(Guild)가 출범한 도시로서 직조와 피혁 산업이 발달했는데, 특히 자주색 염료로 염색한 자주색 천 생산으로 부를 축적한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신약성경에 ‘두아디라 출신 자주장사’로 소개되어 있는 루디아입니다(행 16:14).

나중에 마게도니아(Macedonia)의 빌립보(Philippi)에 이사가서 장사를 하다가 사도 바울을 만나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바울과 그와 함께 한 사람들을 강권하여 자기 집에서 숙식을 제공하며 빌립보교회가 세워지는데 지대한 공헌을 했던 여자입니다(행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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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당시 빌립보는 사도 바울이 갈 생각도 하지 않았던 유럽 쪽의 생소한 도시이고 또 유대인 회당이 한 개도 없는 도시였으므로 바울이 복음을 전하는데 난관이 예상되던 곳이었지만, 그래도 루디아 같이 이방인이면서도 여호와 하나님을 믿는 ‘하나님을 경외하는 사람(God-fearer)’이 있어 복음의 문이 열리게 되었습니다.

루디아가 빌립보에서 복음을 접하게 된 것이 사도 바울의 제 2차 교회 설립 여행 때인 51년경이고, 두아디라에 복음이 처음 전파된 것은 제 3차 교회 설립 여행 때 에베소에서 바울에게 훈련받은 제자들에 의해서였으므로(55년 전후), 루디아가 두아디라에서 계속 살았었다면 4년 후에나 복음을 듣게 되었을 것이고 바울은 루디아가 없는 빌립보에서 처음에 고전을 면치 못했을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빌립보에서 루디아를 만난 것을 계기로 빌립보교회가 세워지면서 사도 바울의 제 2차 교회 설립 여행이 탄력을 받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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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세기에 세워진 두아디라교회 건물 잔해와  2,3세기의 것으로 추정되는 그 옆의 도로

 

1세기 말에 두아디라교회가 진보하고 발전하는 교회였음을 예수님께서 “내가 네 사업과 사랑과 믿음과 섬김과 인내를 아노니 네 나중 행위가 처음 것보다 많도다” (계 2:19) 라고 하신 말씀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두아디라교회도 버가모교회처럼 영적으로 물을 흐리는 사람들을 용납한 것이 문제였습니다.

“그러나 네게 책망할 일이 있노라 자칭 선지자라 하는 여자 이세벨을 네가 용납함이니 그가 내 종들을 가르쳐 꾀어 행음하게 하고 우상의 제물을 먹게 하는도다 또 내가 그에게 회개할 기회를 주었으되 자기의 음행을 회개하고자 하지 아니하는도다.” (계 2:20-21)

 

구약성경에 나오는 이스라엘 왕 아합의 이방인 아내 이세벨이 이방 잡신을 이스라엘에 끌어들여 백성들을 현혹시켰던 것처럼, 두아디라교회는 세상의 원리를 도입하여 교묘하게 교인들을 속이는 이세벨과 같은 사람을 방치했던 것 같습니다.

두아디라에서 사업을 했던 사람들은 길드 조직에 조합원으로 속해야만 생업을 유지할 수 있었던 까닭에, 사업하던 그리스도인들이 길드 조직과 연결된 이교 신전에서 수시로 드리는 제사에 참여하는 것을 정당화하는 분위기가 교회 안에 형성되었을지도 모릅니다.

생업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까지 갈 수도 있다는 두려움 때문에 일제시대에 신사참배하던 교회들처럼 우상숭배를 당연시하고 타협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자칭 선지자” 라고 하면서 세상과 타협하는 것을 영적으로 합리화하며 교인들을 속이는 자에게 넘어간 교인들을 향해 예수님은 회개하라고 책망하시며 경고하셨습니다 (계 2:22-23).

오늘날 우리도 교회 안에서 이것을 잘 분별하여 경계하고 교회에 발을 붙이지 못하게 해야 할 것입니다.

 

아울러, 예수님은 그런 세력에 넘어가지 않고 굳건히 버티는 교인들에겐 위로의 메시지를 주시며 격려하셨습니다.

“두아디라에 남아 있어 이 교훈을 받지 아니하고 소위 사탄의 깊은 것을 알지 못하는 너희에게 말하노니 다른 짐으로 너희에게 지울 것은 없노라 다만 너희에게 있는 것을 내가 올 때까지 굳게 잡으라.” (계 2:24)

 

우리 일행은 두아디라에서는 잠시 들러 6세기 때 지은 비잔틴 교회 건물만 구경하고 사데교회가 있었던 지역으로 출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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