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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09

열흘 여행기 (16): 늘 가보고 싶었던 곳 에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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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24일(일)은 이른 아침부터 하루 종일 평소에 늘 가보고 싶었던 에베소(Ephesus)를 둘러보았습니다.

에베소가 사도 바울이 가장 오랫동안 머물면서 복음을 전하고, 교회를 세우고, 일꾼들을 훈련한 곳이기 때문에, 그리고 아직도 20 퍼센트 밖에는 발굴되지 않았지만 가장 많은 1세기의 유적을 볼 수 있는 곳이기 때문에 이번 여행을 계획했을 때 이곳이 주 목적지였습니다.

실은 제가 14년 전 영국에서 1년 동안 있었을 때 에베소에 갈 계획을 세웠다가 사정이 여의치 않아 포기했었기 때문에, 이번에 이스탄불에서 발생한 폭탄 테러로 인해 만약 여행 계획이 취소되었다면 가장 아쉬울 뻔했던 게 에베소 방문이었습니다.

하지만 드디어 이곳에 두 발을 디디게 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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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베소는 이즈미르(서머나)의 남쪽에 위치해있고 자동차로 한 시간 남짓 걸리는 거리입니다.

1, 2세기 때 에베소는 에게해에 인접한 항구도시요 로마제국 소아시아 지역의 수도로서 가장 전성기를 누렸는데, 로마, 알렉산드리아, 시리아의 안디옥 다음으로 크고 중요한 로마제국 4대 도시 중 하나였습니다.

그당시 인구가 25만에서 30만에 달하는 국제 금융 무역도시였으니 오늘날로 말하면 미국의 로스앤젤레스나 영국의 런던쯤에 해당하는 초대형 도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에베소는 17년과 41년, 그리고 54년에 차례로 일어난 대지진으로 말미암아 막대한 피해를 입었음에도 곧바로 복구되었을 뿐만 아니라 도리어 새롭게 대규모 공사가 시작되어 사방에 대형 건축물이 들어서는 등, 부유한 도시로서 로마제국 전역에 이름을 떨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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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요충지이기 때문에, 시리아의 안디옥에서 수년간 교회의 기초를 세우는 일에 전념했던 사도 바울은 제 1차 교회 설립 여행 때 남 갈라디아 지역에 네 교회를 세우고 안디옥에 돌아온 후 다음 목표로 에베소를 정한 것이 분명합니다.

그가 제 2차 교회 설립 여행 때 자신이 세웠던 갈라디아의 교회들을 잠깐 방문하고는 계속해서 에베소가 위치한 서쪽으로 발걸음을 하려고 한 것을 보면 이를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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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울의 제 2차 교회 설립 여행 경로

 

하지만 “성령이 아시아에서 말씀을 전하지 못하게” 하셔서(행 16:6) 서쪽을 향하던 발걸음을 북서쪽 방향으로 틀어 에베소의 한참 북쪽에 위치한 항구도시 드로아까지 갔을 때 마게도니아 환상을 보게 되고, 결국 빌립보, 데살로니가, 베뢰아를 거쳐 고린도에 교회를 세우게 된 것입니다.

이런 바울이기 때문에 고린도에서의 사역을 마치고 안디옥으로 돌아갈 때 의도적으로 아굴라와 브리스길라 부부를 데리고 에베소에 들러 그들을 거기에 떨어뜨려놓고 앞으로 있을 에베소 사역을 예비하도록 한 것입니다(행 18: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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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울의 제 3차 교회 설립 여행 경로

 

그리고는 자신은 안디옥에 돌아갔다가 다시 길을 나선 제 3차 교회 설립 여행을 오직 에베소에 집중해서 근 3년 동안 거기서 복음을 전하고, 교회를 세우고, 일꾼들을 훈련해서 파송했던 것입니다.

그 결과, 소아시아 전역에 복음이 전파되고 여러 도시에 교회가 세워졌습니다.

“바울이 회당에 들어가 석 달 동안 담대히 하나님 나라에 관하여 강론하며 권면하되 어떤 사람들은 마음이 굳어 순종하지 않고 무리 앞에서 이 도를 비방하거늘 바울이 그들을 떠나 제자들을 따로 세우고 두란노 서원에서 날마다 강론하니라 두 해 동안 이같이 하니 아시아에 사는 자는 유대인이나 헬라인이나 다 주의 말씀을 듣더라.” (행 19: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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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같이, 사도 바울이 소아시아 전역에 복음을 전하고 교회들을 세울 수 있었던 것은 에베소가 소아시아의 수도요 국제 금융 무역 중심지였기 때문에 더욱 가능했던 것입니다.

이렇게 발달했던 에베소가 강을 따라 내려온 퇴적물이 항구에 쌓여 점점 기능을 잃게 되고(오늘날은 10 킬로미터 밖까지 밀려나 있음), 아랍의 침략을 수차례 받고,  말라리아까지 창궐하게 되어 결국 10세기에 이르러 시민 모두가 도시를 저버리고 떠난 후, 계속 해서 일어난 지진에 의해 그 거대했던 도시 전체가 완전히 땅 속 수십 미터 아래에 파묻혀버렸습니다.

그러다가 19세기 후반에 와서 처음으로 발굴되기 시작하여 지난 150여 년 동안의 작업 끝에 현재 20 퍼센트 정도가 옛 모습을 드러냈고, 앞으로 완전히 발굴되려면 100년도 훨씬 더 걸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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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발굴된 오늘날의 에베소에, 사도 바울이 2천 년 전 항구에서 내려서 처음 걸어갔던 길, 그리고 3년 동안 수도 없이 다녔을 길, 연극장으로 끌려간 제자들에게 가려고 달려갔던 길, 복음을 외쳤을 중심가… 등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런 에베소에 발을 들여놓았으니 저의 마음이 설레고 두근거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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