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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06

열흘 여행기 (13): 에바브라가 세운 교회가 있던 도시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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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후 55년 전후쯤 에베소에서 사도 바울에게 복음을 듣고 훈련을 받은 에바브라가 리커스 계곡의 세 도시에 세웠던 교회 중 하나인 라오디게아교회는 40년도 채 못가서 예수님으로부터 호된 책망을 받았습니다.

“라오디게아 교회의 사자에게 편지하라 아멘이시요 충성되고 참된 증인이시요 하나님의 창조의 근본이신 이가 이르시되

내가 네 행위를 아노니 네가 차지도 아니하고 뜨겁지도 아니하도다 네가 차든지 뜨겁든지 하기를 원하노라

네가 이같이 미지근하여 뜨겁지도 아니하고 차지도 아니하니 내 입에서 너를 토하여 버리리라

네가 말하기를 나는 부자라 부요하여 부족한 것이 없다 하나 네 곤고한 것과 가련한 것과 가난한 것과 눈 먼 것과 벌거벗은 것을 알지 못하는도다

내가 너를 권하노니 내게서 불로 연단한 금을 사서 부요하게 하고 흰 옷을 사서 입어 벌거벗은 수치를 보이지 않게 하고 안약을 사서 눈에 발라 보게 하라

무릇 내가 사랑하는 자를 책망하여 징계하노니 그러므로 네가 열심을 내라 회개하라

볼지어다 내가 문 밖에 서서 두드리노니 누구든지 내 음성을 듣고 문을 열면 내가 그에게로 들어가 그와 더불어 먹고 그는 나와 더불어 먹으리라.

귀 있는 자는 성령이 교회들에게 하시는 말씀을 들을지어다.” (계 3: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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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세기 때의 라오디게아. 남쪽에서 물을 공급하는 수로(Aqueduct)가 특기할 만함.

 

위 성경 구절의 배경을 주석이나 다른 참고서적들을 통해 익히 알고 있었지만 라오디게아에 가서 보니 실감이 났습니다.

도시 전체에 항상 뜨거운 온천물이 흐르던 히에라볼리와 산에서 내려오는 신선한 찬물을 식수로 사용하던 골로새와는 달리, 라오디게아는 물이 귀해서 수로(aqueduct)를 이용해 8 킬로미터쯤 떨어진 남쪽의 온천지대에서 물을 공급받았는데, 그 뜨거운 물이 긴 수로를 통과하여 라오디게아에 도착할 즈음엔 식어서 라오디게아 시민들은 늘 미지근한 물을 마셨다고 합니다.

그런데 하필이면 라오디게아교회 교인들의 영적 상태도 그와 같았으므로 예수님께서 라오디게아의 이런 여건을 토대로 그들을 깨우치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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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수도 시설이 잘 갖춰져있었던 라오디게아

 

복음이 전파된 초기에는 주님께 대한 헌신과 열정이 있었을 라오디게아교회가 이렇게 열정이 식어버리고 뜨뜻미지근하게 된 것은 아마 라오디게아가 아주 부유한 도시였기 때문에 자기만족에 빠져있던 것과 연관이 있을 것입니다.

이미 앞에서 언급했듯이 라오디게아는 활발한 동서교역의 동맥인 실크로드가 지나가던 교통의 요지였고, 또한 금융업, 직물업, 제약업 등 다양한 산업이 발달했던, 인구 15만 명에 달하는 대도시였습니다.

그 당시 인구 15만 명이면 오늘날의 광역시(metropolitan city)에 해당합니다.

1세기 때 평상시 유대의 예루살렘 인구가 5만 명 정도였으니 라오디게아의 규모를 짐작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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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 15,000명을 수용할 수 있었던 극장

하: 10,000명을 수용할 수 있었던 극장

한 도시에 이런 극장이 둘이나 있었다는 사실이 라오디게아가 얼마나 부유한 도시였는지를 말해줌.

 

라오디게아는 도시의 규모만 큰 것이 아니라 소아시아 일대에서 둘째 가라면 서러워할 정도로 잘 사는 도시였는데, 얼마나 부유하고 도시 재정이 풍부했는지 17년과 60년에 발생한 대지진 때 막대한 피해를 입었음에도 다른 소아시아의 도시들과는 달리 로마제국 중앙 정부의 원조를 사절하고 자력으로 복구할 정도였다고 합니다.

또 산업이 번창하여 제조업과 무역과 고리대금으로 떼돈을 번 사람들이 많아서 집집마다 금덩어리를 보유하는 것이 유행이었다고 하며, 값비싼 옷을 입고 산해진미를 즐기며 쾌락에 빠져 사는 사람들로 넘쳐났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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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오디게아교회도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라오디게아의 이런 부유한 환경의 안락함에 빠져들어 복음의 초기에 가졌던 진리에 대한 갈급함이 점점 사라져버렸을 것입니다.

그러면서도, 교인들 모두가 부족함을 모르고 자기만족에 빠져 있었으니 주님께서 보실 때 얼마나 곤고하고, 가련하고, 가난하고, 눈 멀고, 벌거벗은 상태였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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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라오디게아교회의 영적 상태를 보시고 예수님은 “내게서 불로 연단한 금을 사서 부요하게 하고 흰 옷을 사서 입어 벌거벗은 수치를 보이지 않게 하고 안약을 사서 눈에 발라 보게 하라” 고 권하셨는데, 이것 역시 라오디게아의 배경과 관계가 있습니다.

요한계시록이 기록될 당시 라오디게아가 눈과 귀에 특효인 고약의 원산지로 이름이 났었고, 또 양모를 짜는 직물 기술이 발달했었기 때문에 예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신 것 같습니다.

 

라오디게아에서, 이렇게 성경의 내용과 직결되는 현장을 눈으로 보고 있노라니 새삼 성경이 확실한 역사 속에서 나온 산물임을 더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아울러 진리에 대한 갈급함이 사라진 신앙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더욱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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