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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02

열흘 여행기 (9): 갑바도기아의 괴뢰메 야외 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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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21일(목) 오후에 찾아간 터키 갑바도기아의 괴뢰메(Goreme)는 마을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곳인데, 그 안에 괴뢰메 야외 박물관이 있습니다.

이 박물관 자리는 4세기부터 사용됐던 동굴 교회들과 일꾼 훈련학교 및 기숙사가 있던 곳입니다.

 

313년 콘스탄틴 황제의 밀라노칙령에 의해 기독교가 공인되고 박해가 그치면서 교회가 타락하고 부패해지자 경건하게 살고자 하는 그리스도인들이 이곳으로 와서 굴을 파고 생활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콘스탄틴 이후 등장한 제도권 기독교는 곳곳에 하기아 소피아 같은 호화로운 대성당을 건축하는데 혈안이 되어 있었을 때, 이렇게 순수한 복음을 따르고 싶은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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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세기 때 동시대를 살면서 “갑바도기아 교부들”로 이름을 떨쳤던 바실(Basil of the Great, 가이사랴의 감독, 330-379), 닛사의 그레고리(Gregory of Nyssa, 330-395), 나지안주스의 그레고리(Gregory of Nazianzus, 329-389)가 한때 이곳에서 생활했었다고 추정됩니다.

이들은 4세기 초 예수 그리스도가 하나님의 본체이신 하나님의 아들이 아니라 하나님의 피조물이라는 주장을 편 아리우스파에 맞서서 예수님의 신성을 설파하여 교회를 지켜내며 교회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사람들입니다.

이들에 의해 정립된 삼위일체론이 기독교 제 1차 공의회인 니케아 공의회(325년)의 결정을 공고히 하고 제 2차 공의회인 콘스탄티노플 공의회(381년)에 큰 영향을 끼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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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실을 기념하는 모임 장소인  Chapel of St. Basil

 

이곳에는 복음 전할 일꾼들을 훈련하는 학교가 있었는데 모두 여섯 동의 기숙사(남녀 각각 3동씩)가 있었고, 각 동은 50명을 수용했는데, 이곳에서 여러 해 동안 훈련받은 일꾼들이 사방으로 퍼져서 복음을 전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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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명을 수용했던 일꾼 훈련학교의 남자 기숙사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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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을 파서 만든 50인용 식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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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건을 저장했던 창고

 

기숙사들 사이사이에 크고 작은 모임 장소가 여러 개가 있는데, 괴뢰메 일대에 300개가 넘는 모임 장소 중 지금까지 발굴된 것은 30여개이고, 일반에 공개된 것은 16개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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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임 장소 중 하나. 원래는 동굴이었는데 암벽이 깨져서 속을 훤히 드러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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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임 장소 중 하나의 입구

 

학교 기숙사 동굴에서 계곡을 사이에 두고 건너편엔 비둘기들이 둥지로 사용하던 암벽이 있는데, 이 비둘기들은 통신용으로 매우 가치가 있었고, 비둘기 알은 동굴 내 모임 장소들 벽과 천장에 그림을 그리는 물감의 재료로 사용되었고, 비둘기의 배설물은 농사에 유용한 비료였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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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둘기집을 배경으로

 

야외박물관을 나와서 숙소인 괴뢰메 시내 호텔로 가는 도중 옥(alabaster 또는 onyx)을 가공하는 공장에 들렀습니다.

신약성경의 4복음서에 다 등장하는, 향유를 예수님께 부은 여자가 가지고 왔던 향유를 담은 옥합이 바로 이 옥을 가공해서 만든 자그마한 호리병입니다.

그당시 처녀가 시집가기 위해 여러 해에 걸쳐 조금씩 모았던 향유(인도에서 수입한 나드)는 아주 귀하고 비싼 것이므로 깨지기 쉬운 질그릇이 아닌 단단한 옥합에 넣고 그 옥합에 줄을 매달아 항상 목에 걸고 다녔다고 합니다.

성경 이야기 속에 있는 옥합을 실제로 보고 만져보니 실감이 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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