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일행은 이스탄불에서의 일정이 1월 20일(수) 단 하루여서 하기아 소피아를 보고나서 남는 시간엔 돌마바흐체 궁전을 둘러보기로 했습니다.
이 오스만제국의 궁전은 목조 건물이었던 것이 화재로 소실된 후 1856년에 프랑스의 베르사이유 궁전을 본따서 건축되었다고 합니다.
오스만제국의 세력이 약화되어갈 때 이를 만회하고 술탄(왕)의 권위를 드높이기 위해 지었다고 하는데, 이 궁전의 건축으로 인해 오히려 국가의 재정이 악화되어 제국의 멸망이 가속화되었다고 합니다.
좌: 35미터 높이에서 내려와 있는 무게 4.5톤짜리 크리스탈 샹들리에
우: 35년 동안 만들었다는 수제 양탄자
중국의 자금성이나 베르사이유 궁전에 비하면 규모가 작지만 화려함에 있어서는 결코 뒤지지 않는 사치스런 궁전입니다.
이 궁전을 짓는데 14톤의 금과 40톤의 은이 들어갔고, 285개의 방과 43개의 홀, 그리고 명화 560점, 샹들리에 36개, 시계 156개, 화병 280개, 크리스탈 촛대 58개 등으로 화려하게 장식된 초호화판 궁전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전부 고가인데, 특히 비싼 값을 주고 영국에서 수입한(영국 빅토리아 여왕이 선물했다고 잘못 알려져 있음) 크리스탈 샹들리에는 750개의 전등이 달린 무게가 4.5톤이나 나가는 초대형 샹들리에입니다.
거기엔 오랫동안 수작업으로만 만들어진 양탄자가 곳곳에 깔려 있는데, 그중엔 35년 동안 만들어진 유럽에서 가장 큰 양탄자도 있습니다.
이 건축에 들어간 돈을 오늘날로 환산하면 15억 달러(1조 8천억)가 훨씬 넘는다고 하니 사치의 극치를 보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제가 볼 때 이 궁전이 모방한 프랑스의 베르사이유 궁전은 비교할 수 없이 훨씬 더 크고 화려해서 입이 쩍 벌어질 정도였습니다.
그러니 그 궁전은 어쩌면 오늘날의 돈으로 환산하기 어려울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돈도 돈이지만, 베르사이유 궁전을 위시해서 제가 가본 중국 베이징의 자금성과 이화원, 스페인의 마드리드 궁전, 스코틀랜드의 Edinburgh Castle, 런던의 Buckingham Palace나 Tower of London 같은 궁전들 모두 다 절대 권력을 쥔 군주들이 수많은 사람의 희생을 강요해서 지은 것들이라 돌마바흐체 궁전을 둘러볼 때도 예외없이 내내 마음이 언짢았습니다.
하긴 소위 기독교인이라는 저스티니안 같은 사람이나 오늘날의 많은 교회도 건물에다 쏟아붓긴 매한가지이니 크리스천이 아닌 군주들이 그렇게 하는 것을 두고 뭐라 할 수는 없겠지요.
돌마바흐체 궁전을 나와 배를 타고 보스포러스 해협을 건너 숙소로 돌아오면서 다음날 가게 될 갑바도기아의 지하동굴을 상상하며 마음이 설레었습니다.
하기아 소피아 대성당이나 돌마바흐체 궁전과는 전혀 다른, 참 그리스도인들이 신앙을 지키기 위해 버텼던 곳을 가게되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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