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와서 지난 2주 동안, 제가 평소에 교제하던 교회의 지체들 외에 여러 다른 그리스도인들을 만났습니다.
그들은 거의 다 오랜 기간 동안 제도권 교회에서 열심히 신앙생활을 해온, 목사를 비롯한 사역자들과 소위 헌신적인 평신도들입니다.
그들과 만나서 나눈 대화에서 제도권 기독교에 절망한 그들의 답답함을 느낄 수 있었는데, 그것을 한 문장으로 표현하면,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합니까?”
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 한탄 섞인 질문은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라 늘 귀가 닳도록 들어왔던 것입니다.
그리고 이 질문에 대한 저의 대답 또한 언제나 똑같습니다.
예수님께서 주신 답이 그것입니다.
“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 (마 9:17)
현대 교회의 문제는 둘 다의 문제입니다: 헌 포도주를 헌 부대에 넣은 상태.
즉, 복음에도 문제가 있고, 교회 토양 또한 문제입니다.
그런데도, 자신들이 복음은 옳은 것을 갖고 있는데 다만 교회의 제도와 구조가 문제이고 타락한 것이 문제라고 착각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입니다.
그래서 그리스도의 복음을 제대로 알려하지 않고 오로지 교회의 개혁과 변화에만 목소리를 높입니다.
둘 다 문제가 있음을 인식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여기서 복음은 물론 “이제 그의 거룩한 사도들과 선지자들에게 성령으로 나타내신 것” (엡 3:5) 이어야 합니다.
즉, 예수님의 성육신, 십자가, 부활, 승천, 그리고 성령의 강림에 의해 교회로 모습을 드러낸 “영원부터 만물을 창조하신 하나님 속에 감추어졌던 비밀의 경륜” (엡 3:9) 을 말합니다.
그러므로 참 교회는 이 복음에 의해 “사도들과 선지자들의 터 위에 세우심을 입은” (엡 2:20) 교회라야 합니다.
따라서 현대 제도권 교회는 이런 복음 위에 세워지지 않았고, 교회의 토양 또한 이런 복음을 수용할 수 없는 문제 투성이의 제도와 구조이기 때문에 손을 대 봤자 소용이 없습니다.
예수님은 2천 년 전 이 땅에 오셔서 유대교를 개혁하거나 다시 바로 세우려하지 않고 따로 교회라는 새 창조세계를 시작하셨습니다.
이것이 여기 저기 손을 대고, 뜯어 고치고, 개혁해서 될 일이 아님을 잘 아셨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오늘날의 교회들을 보시고도 또 위와 같이 말씀하실 것입니다: “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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