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에서 언급한, 금년 12월에 한국에서 전쟁이 일어나 5개월 이상 지속될 것이라는 하나님의 직통 계시를 받았다는 그 여자가 드디어 날짜와 시간을 발표했다고 합니다.
12월 14일 새벽 4시 30분이라고 하는데, 지금 제가 글을 쓰고 있는 이 시각을 기준으로 10시간 정도 남았습니다.
자기가 지난 달 한국에 가서 여선지자처럼 집회하고 다녔을 때는 하나님이 말하지 말라고 하셨는데, 미국에 돌아와서 집회할 때는 기도 중에 주님이 마음을 바꾸셨다고 했답니다.
날짜를 말하면 김정은이 더 일찍 쳐들어올 것을 염려해서 말하지 말라 하셨던 것인데, 이제는 주님이 한 명이라도 더 살리고 싶어하신다며 유튜브에 올려 이 메시지를 널리 전하고 기도해야 한다고 합니다.
이런 걸 두고 기가 막힌다고 해야 하겠지요.
하나님께서 전쟁 발발 시점을 미리 알려주시지 않은 이유가 ‘날짜를 미리 알려주면 김정은이가 더 일찍 쳐들어 올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염려하셔서’ 라고 합니다.
우주의 주인이기는 하지만 어디로 튈지 모르는 김정은이 때문에 걱정을 해서 고민하시다가 막판에 마음을 바꾸시는 하나님!
이 사람이 자기가 믿는 하나님이 이 수준임을 스스로 고백했다고 봐야 하겠지요.
한심하다 못해 안타깝고 불쌍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렇게 하나님께서 자기에게 직통 계시를 주셨다면서 황당한 예언을 하는 사람들은 과거에도 많았고 앞으로도 주님 오시는 날까지 끊임없이 나타날 것입니다.
교회사에 보면, 일찌기 2세기 경에 몬타누스 라는 사람이 요한복음 14장에 약속된 보혜사 성령이 자기에게 임하여 특별한 계시를 준다고 주장하면서, 추종자들과 함께 독신생활과 금욕주의 그리고 집단적 신비주의 등을 추구하면서 극단적인 시한부 종말론을 전하다가 이단으로 정죄된 적이 있습니다.
또, 일반적으로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인물이지만 지난 200여 년 동안 심심치 않게 많은 사람에게 영향을 끼쳐온 스웨덴보그라는 신비주의자도 자기에게 특별한 하나님의 계시가 임했다고 주장했던 인물입니다. (이 사람에 대해서는 이순신 장군은 구원받았을까요? (2) 에 좀더 자세한 설명이 있습니다.)
그도 위의 그 여자처럼 내세를 구경하고 왔다고 하면서, “저 세상에서 칼빈과 멜랑크톤과 마틴 루터가 낮은 곳의 어두운 자리에 있는 것을 봤다”는 황당한 말을 늘어놓았습니다.
또 요한복음 16:12-13의 진리의 영이 와서 할 일이 자기에게서 성취되었다는 등 맛이 간 듯한 말을 많이 했습니다.
오늘날 몰몬교라는 거대한 사이비 집단이 생긴 것도 조셉 스미스가 받았다는 직통 계시라는 것에 그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자기가 하나님께 기도할 때 한줄기 광채가 방에 들어오더니 그 빛이 점점 퍼져 대낮의 햇빛보다 더 밝아지면서 천사가 나타나 계시를 주고 갔는데 그 말을 듣고 땅을 팠더니 몰몬경이 나왔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하나님께 직통 계시를 받았다고 주장하지만 결국 아니올시다로 드러난 사람들은 교회사에서 뿐만 아니라 요즈음 우리 주위에도 널려 있습니다.
그렇다면 하나님께서 오늘날엔 전혀 계시하시지 않는다는 말입니까?
물론, 원하시면 무엇이든 하실 수 있는 전능하신 하나님을 우리가 믿기 때문에 하나님을 제한 할 수는 없지만 이것은 매우 주의를 요하는 분야라고 생각됩니다.
우선 직통 계시는 초대교회에서도 절대로 신앙생활의 표준이 아니었음을 알아야 합니다.
특별한 경우에만 하나님께서 그런 방법을 택하셨는데, 신약성경엔 그것이 주로 복음을 전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된 경우가 주를 이룹니다.
베드로가 고넬료에게 복음 전하러 가기 전에 본 환상이나, 안디옥교회의 지도자들이 금식하고 기도할 때 바나바와 바울을 따로 세우라는 말씀이나, 바울이 본 마게도냐 사람이 건너와서 도와달라는 환상 같은 것들이 이에 해당될 것입니다.
하지만 신약성경엔 이런 경우는 아주 드물고, 하나님께 모든 것을 맡기고 믿음으로 사는 것이 신앙생활의 표준입니다.
개인 신상에 관한 계시도 바울이 ‘육체의 가시’ 때문에 너무 고통스러워서 세 번씩이나 주님께 간구했을 때 주님께서 “내 은혜가 네게 족하도다 이는 내 능력이 약한 데서 온전하여짐이라” 라고 말씀하신 것처럼 주님께 자신을 굴복하게 하는 수단으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고후 12장).
즉, 신약성경엔 개인 신상의 문제를 해결해주는, 소위 기복신앙을 뒷받침해주는 계시 같은 경우나 무슨 위에서 말한 여선지자 흉내 내는 사람이 받았다는 점쟁이식의 직통 계시 같은 것은 보기 드뭅니다.
그리고 초대교회의 초기에는 사도들조차도 아직 복음을 총체적으로 다 이해했다고 볼 수 없고, 창세전의 목적인 교회를 통해 드러난 하나님 나라의 개념도 잘 몰랐고, 또 오늘날 신약성경을 갖고 있는 우리처럼 신앙 전반에 걸쳐 기초를 확립할 수 없었기 때문에 그때는 하나님께서 그런 특별한 수단을 가끔 사용하셨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오늘날도 복음이 처음 들어가는 곳에서는 그런 수단을 하나님께서 특수한 경우에 사용하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지만, 이미 복음이 들어가서 교회가 신약성경의 원리에 의해 살아가는 곳에서는 아마 직통 계시를 하시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따라서 오늘날 미국이나 한국 같은 곳에서 하나님의 직통 계시를 받았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우리가 일단 경계하며 제대로 분별해야 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하나님께서 기도 응답으로 이것 저것 주셨다고 하는 경우는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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