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12월 06

직통 계시? (1)

 

12월 전쟁설 2

 

요즈음 금년 12월에 한국에서 전쟁이 일어난다는 직통 계시를 하나님께 받았다고 주장하는 여자가 나타나서 논란을 일으킨다고 합니다.

저는 최근까지 이런 사실을 알지 못하다가 이것에 대한 질문을 몇 사람으로부터 받고 황당해서 뉴스를 찾아봤더니 내용은 더 황당했습니다.

 

이번 전쟁에는 북한이 청와대 밑에까지 파놓은 땅굴을 포함한 15개의 땅굴의 역할이 클 것이고, 박 대통령이 전쟁 전에 납치당해 북한에 항복한다는 문서에 사인할 것이며, 전쟁이 12월에 시작해서 5개월간 지속될 것이라는 자세한 내용을 주님이가르쳐주셨다고 합니다.

이번 전쟁은 또 생화학전이며 북한이 이슬람에게 도움을 받는 큰 전쟁이라서  전쟁이 나면 한국에 있는 무슬림들이 한국인들을 공격할 것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이번 전쟁으로 대한민국의 카톨릭 교인 50 퍼센트와 개신교인 60 퍼센트가 죽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또 이런 얘기도 했습니다. 자기가 처음에 전쟁을 1년만 미루어주시면 안되냐고 했더니 주님이 안 된다고 말씀하시면서 ‘마태복음 24장의 예가 한국이다’ 라고 하셨답니다.

지금은 ‘전쟁이 있다’고 하면 참 선지자고 ‘전쟁이 없다’하면 거짓 선지자라고도 주장합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이 예언에 덧붙여서 도망갈 구멍을 마련해놓은 말을 한 것입니다.

만약에 전쟁이 나지 않으면 어떻게 되냐는 기자의 질문에 “이것은 전적으로 하나님 마음이지 자신과는 상관없다”고 했다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요나가 니느웨가 40일 후에 망한다고 했지만 망하지 않았다고 해서 요나의 예언이 틀린 것은 아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아니면 말고…” 하면서 저질러버리고는 하나님의 뜻 운운하는 것입니다.

 

12월 전쟁설 1

 

이 여자가 받았다는 이 직통 계시가 정말 하나님께서 주신 계시일까요?

그리고 이 사람이 심심하면 천국과 지옥을 갔다가 온다고 하는데 과연 갔다 온 거기가 진짜 천국과 지옥일까요?

문제는 이 사람의 예언을 듣고 천 명이 넘는 사람들이 이미 한국 땅을 떠나 미국, 일본, 캄보디아, 태국 등지로 피난갔다는데 있습니다.

이런 직통 계시를 말하는 사람 얘기를 믿고 꼭 실천에 옮기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하나님께 직통 계시를 받았다고 주장하는 사람들 얘기는 어제 오늘이 아니고 끊임없이 계속되어온 얘기입니다.

그런 직통 계시를 말하는 사람들의 말을 제가 직접 들은 경우도 많습니다.

 

예를 들면, 수십년 전 미국의 유명한 TV 설교자 중 하나였던 목사가 TV에서, 자기가 세운 대학교의 의과대학 건물을 지으라는 하나님의 직통 계시가 임했다며 목표액을 정하고 정한 기간 내에 헌금을 보내라고 종용하는 말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정한 기한 내에 시청자들이 헌금한 금액이 목표액에 한참 미달되자 그 목사가 TV에서 하는 말이 걸작이었습니다.

건물을 몇 층 내리라는 하나님의 직통 계시가 자기에게 다시 임했다는 것입니다.

이런 식으로 은근슬쩍 넘어가는 사람들을 하도 많이 봐서 별로 놀라거나 이상하지도 않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영일만 석유

 

또 언젠가 그 미국 목사와 친한 한국의 유명한 목사가 하나님께 받았다는 직통 계시를 주일 설교에서 말한 것을 제가 테잎을 통해 들었습니다.

그분이 이제 대한민국도 산유국이 되었다고 흥분하면서 한 말인데, 내용인 즉 한국의 포항 앞바다에 석유가 좍 깔렸다는 환상을 하나님께서 그에게 보여주셨다는 것입니다.

물론 이 신령한 직통 계시를 전해 들은 교인들이 “아멘” 하며 큰 소리로 화답한 것이 테잎에 그대로 실려 있어 그들 또한 흥분하던 장면을 상상하고도 남음이 있었지요.

 

그런데 그 목사가 그 예언을 했을 때가 영일만 밑에 석유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신문 기사가 나간지 얼마 안됐을 때여서 이것이 그분의 신령한 은사에 뭔가 영향을 끼쳤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아무튼 그 후에 포항 앞바다에 석유가 좍 깔려있지도 않고, 한국 영토에서 아직까지 기름 한 방울도 나오지 않은 것에 대해 그분이 뭐라고 변명했는지는 듣지 못해서 어떻게 넘어갔는지는 모릅니다.

 

20여년 전 몇 백명이 모이는 미국 침례교단의 캘리포니아 목회자 수양회에 참석했다가 현장의 모든 참석자 앞에서 하나님의 직통 계시를 말하는 어떤 미국 목사의 예언을 들은 적도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그에게 캘리포니아가 곧 바다 밑으로 가라앉게 될 것을 환상으로 보여주셨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모두 회개해야 한다고 소리를 지르는 장면을 지켜봤습니다.

 

california sinks

 

그리고 그 다음 해의 수양회에 그 목사가 또 참석을 했는데 다가가서 그 예언이 일년이 지났는데도 성취가 되지 않았는데 도대체 그 “곧” 이라는 것이 언제냐고 물어볼까 하다가 그만 둔 기억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그가 만일 “하나님께는 천년이 하루 같고, 하루가 천 년 같다” 라는 대답으로 구렁이 담 넘어가듯 한 변명을 하면 할 말이 없을 것 같아서였습니다.

기독교 이단이나 사이비들 중에도 하나님께 직통 계시를 받았다고 주장하면서 예수님의 재림이나 휴거 날짜를 정했다가 그대로 되지 않자 이런저런 변명으로 덮고 넘어가면서 아직도 건재한 그룹들이 여럿 있습니다.

 

얼마전 한국의 어떤 큰 교회가 잘 나가는 신도시에 지은지 몇년 안된 500억짜리 교회 건물의 은행 이자를 갚지 못해 건물이 경매에 넘어가서, 결국 그것을 기독교 이단이 구입했다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 건물을 건축한 목사가 기자에게 한 말이 참으로 안타까워서 계속 생각이 납니다.

그분 말이 기도하는 중에 새 예배당을 지으라는 응답을 받았는데 일이 이렇게 되고 보니 자신의 기도가 부족했다는 것입니다.

 

이 말이 안타까운 이유는 그 분이 뭔가 잘 못 알아도 한참 잘 못 알고 있고, 그리고 이것이 그분 뿐만 아니라 오늘날 많은 기독교인이 갖고 있는 잘못된 사상이라고 보기 때문입니다.

과연 하나님께서 우리가 기도할 때 새 예배당을 지으라는 식의 말씀으로 계시하실지, 그리고 기도의 응답으로 하나님께서 주신 결과를 지켜내지 못한 것이 과연 기도가 부족한 탓일지 따져보지도 않고 그렇게 믿는 사람들이 아주 많습니다.

 

협박 기도

 

제가 신학교 다닐 때 함께 공부한 학생들 중 아침에 일어나서 옷장을 열면 성령이 그날 입을 옷을 색깔까지 맞춰서 가르쳐주신다고  하던 사람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분이 섬기던 교회에서는 교회 식당에서 교인들이 음식을 만들 때 성령이 칼로 음식 재료를 써는 각도까지 챙겨주신다고 했습니다.

또 그 교회에서는 하나님께서 교회 주차장의 주차 관리를 하는 교인들에게 주차를 이렇게 저렇게 하도록 세심하게 알려주신다고도 했습니다.

 

황당하고 기가 막힌다고 할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의외로 하나님께서 이런 유의 직통 계시를 하신다고 믿는 그리스도인이 꽤 있습니다.

요즈음 소위 신사도 운동 한다는 사람들은 말할 것도 없고, 그렇지 않은 일반 교회의 목사나 교인들 중에도 하나님께서 뭔가 신령한 직통 계시를 주실 것을 은근히 기대하며 신앙생활 하는 사람들이 제법 있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하나님께서 과연 오늘날 이런 식의 직통 계시를 하실까요?

그리고 기도 중에 응답 받았다는 것이 얼마나 믿을만 한 것일까요?

 

 

예수님짜리 블로그를 이메일로 구독하기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

You may use these HTML tags and attributes: <a href="" title=""> <abbr title=""> <acronym title=""> <b> <blockquote cite=""> <cite> <code> <del datetime=""> <em> <i> <q cite=""> <s> <strike> <str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