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12월 01

Black Friday와 제도권 기독교

 

 black friday 4

 

지난 금요일은 미국에서 Black Friday 라고 칭하는 날이었습니다.

원래는 이것이 추수감사절 다음 날인 금요일 새벽에 대형 마트와 백화점이 일제히 문을 열고 파격 쎄일을 한다고 해서 붙여진 말인데, 하루 종일 너무 많은 사람이 몰려드니까 혼잡을 줄이기 위해 요즈음엔 추수감사절 당일 오후부터 문을 열어 이틀 동안 쎄일을 합니다.

하지만 하루를 더 늘였어도 미국 전역에서 이틀 동안 말 그대로 북새통을 이룹니다.

그리고 최근엔 외국에서도 인터넷을 통해서도 구매가 가능합니다.

 

그런데 이 ‘Black Friday’ 라는 말이 무슨 뜻인지 알고 있습니까?

대부분 이 말이 무슨 뜻인지를 모르고 ‘Black’ 이라고 하니까 뭔가 좀 부정적인 뜻을 담고 있을 것이라고 추측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보통 ‘새카맣다’ 또는 ‘까맣다’ 그러면 긍정적이기보다는 부정적인 것을 연상시키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이 말은 장사하는 사람들이 추수감사절 다음 날 올리는 엄청난 매출에서 유래한 것입니다.

 

black friday 3

 

얼마나 엄청나게 장사가 잘 되는지 작년 Black Friday에 이틀 동안 무려 미국 인구의 절반에 육박하는 1억 4천 만명이 넘는 쇼핑객들이 몰려들어 자그마치 570억 달러(60조가 넘는)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고 합니다.

그리고 금년엔 그 이상을 예상한다고 하니 실로 상상을 초월하는 수치라 아니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보통 80에서 90 퍼센트씩 할인하는 물품들은 숫자가 한정되어 있어 문을 열자마자 몇 분 안에 동이나버립니다.

그러므로 개장하기 수 시간 전부터 문 앞에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가 문을 열면 총알같이 뛰어 들어가 점찍어놓았던 물품을 잽싸게 취해야 합니다.

그래서 여기저기서 새치기는 기본이고, 또 많은 크고 작은 싸움과 사고가 일어나고, 심지어는 깔려죽는 일까지 발생한 적도 있습니다.

그야말로 아수라장인데, 대형 마트와 백화점들은 그런 대목을 놓칠 수 없어 어떤 고통이라도 감수합니다.

왜냐하면, Black Friday의 매상을 절대로 무시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black friday 6

 

저는 오래 전에 미국 동부에 있는 월마트 매장의 부매니저로 일하면서 Black Friday의 위력을 현장에서 실감했었습니다.

Black Friday를 위해 몇 달 전부터 쎄일 품목을 정해 주문을 해놓은 다음 일찌기 도착한 그 물품들을 대형 창고에 따로 보관해 두었다가 Black Friday 전날인 추수감사절에 매장 곳곳에 진열합니다.

그런데 이 날은 미국 최대 명절 중의 하나이므로 다른 모든 직원들은 쉬게 하고 매니저급 예닐곱 명만 매장에 나와 그 많은 쎄일 물품을 진열하면서 밤 늦게까지 구슬땀을 흘린 후, 잠시 집에 갔다가 다시 새벽에 출근해서 개장을 준비합니다.

 

개장 준비를 위해 몇 시간 전에 매장에 도착하면 진풍경이 벌어집니다. 그 큰 주차장이 차들로 꽉 차 있고 매장 입구부터 장사진이 쳐져 있습니다. 그 추운 겨울에…

두꺼운 파카를 입고 또는 담요까지 뒤집어 쓴 남녀노소가 추위에 발을 동동 구르며 문 열기만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러다가 매장 문이 열리기가 무섭게 올림픽 육상 선수는 저리 가라 할 정도의 초 스피드로 쏜살같이 달려가 목표로 한 물건을 차지합니다.

그리고 미소를 띠며 마치 개선장군처럼 의기양양하게 계산대 앞으로 걸어옵니다.

그런가 하면, 마지막 한 개 남은 물건을 놓고 서로 차지하려고 일대 전투가 벌어지기도 합니다.

 

black friday 7black friday 8

 

하지만 그런 피나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간발의 차로 점찍어놓은 물품을 놓친 사람들의 허탈해 하던 표정이 지금도 떠오릅니다.

아무튼 그때 Black Friday 하루 매출로 그동안 허덕이던 매장의 적자에서 벗어났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런데 바로 이것이 ‘Black Friday’ 라는 말이 나오게 된 배경입니다.

이 말을 본격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한 것이 40년 전쯤 된다고 하는데, 이것은 1월부터 11월까지 적자에 시달려오다가 11월 말 추수감사절 다음 날 하루 매출로 근 1년 동안 괴롭혀온 적자가 흑자로 돌아선 데서 유래했다고 합니다.

즉 회계장부 기록이 적(Red, 마이너스)에서 흑(Black, 플러스)으로 바뀌었다는 뜻입니다.

그러므로 대형 매장과 백화점 주인들에게 희소식을 가져오는 날이 곧 ‘Black Friday’ 인 것입니다.

결국 소비자들은 Black Friday의 의미도 모르고 장사하는 사람들의 고도의 상술에 따라 그냥 좌지우지되는 것입니다.

물론 그날 싼 값에 물건을 사니까 이래도 저래도 상관 없긴 하지만…

 

black friday 9

 

그동안 전통 기독교가 그리스도인들에게 주입시킨 신앙도 이 Black Friday와 비슷하다면 너무 심한 비약일까요?

대부분 그리스도인들이 제도권 기독교가 제공하는 교회, 전통, 신학, 교리, 제도, 구조, 예배, 사역, 관행… 등이 무슨 뜻인지도 모르고 그냥 따라갑니다.

그것들이 신약성경이 말하는 복음에 합당한지 아닌지, 하나님께서 하시고 싶은 것인지 아닌지, 성경적인지 아닌지 관심도 없고 알려고도 하지 않습니다.

그런 신앙생활로도 만족이 있고, 구원이 있고, 확신이 있고, 마음의 평안이 있고, 신기한 체험이 있고, 보람이 있고, 변화된 삶이 있고, 열매가 있고, 헌신된 사역이 있고… 자기의 개인적인 영적 필요가 충족되면 그만이기 때문입니다.

 

도대체 왜 신앙생활을 하는지, 왜 교회를 다니는지, 왜 태어났는지, 왜 지금 이 땅에 존재하는지,… 하나님께서 무엇을 원하시는지 주워 들은 것 가지고 다 안다고 생각하고는 그냥 제도권 기독교를 따라갈 뿐입니다.

마치 지금부터 2천 5백년 전쯤 포로로 끌려가서 바벨론을 거쳐 페르시아에서 포로생활을 하던 절대 다수의 유대인들처럼 말입니다.

하나님께서 그들을 향해 거기서 나와서 유대 땅으로 다시 돌라가라고 하셨는데도 극히 일부만 돌아왔듯이…

 

remnant

 

그럼 그들은 어째서 하나님의 뜻을 무시하고 돌아가지 않았습니까?

그 이유는 너무 큰 대가를 지불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그곳에서 지난 몇 십년 동안 쌓아온 터전을 다 버리고 가야 했고, 그것도 유대 땅까지는 몇 달일지 몇 년일지 모르는 험난한 여정이었고, 유대 땅에 가봐야 아무것도 없는 곳에서 막말로 맨땅에 헤딩하며 생 고생할 게 뻔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구태여 유대 땅으로 돌아가지 않아도 거기서 자신들의 영적 필요가 채워졌기 때문입니다.

거기에도 율법이 있고, 회당도 있고, 영적 지도자도 있어서 예배도 하고, 기도도 하고, 말씀도 배우고, 교제도 하고, 전도도 하고… 뭐든지 다 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마치 제도권 교회 안에서도 이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듯이…

 

그러므로 주위의 따가운 시선을 받아가며 제도권 기독교를 떠나서, 될지 안될지도 모르는 성경이 말하는 유기적인 교회생활로 돌입한다는 것은 너무 엄청난 대가를 요구하기 때문에 구태여 그렇게 하지 않아도 됩니다.

이것이 Black Friday가 무슨 뜻이든 상관없이 내가 물건을 아주 싸게 사기만 하면 만족이라면서 장사꾼들의 고도의 상술에 놀아나는 소비자들과 무엇이 다릅니까?

 

 

예수님짜리 블로그를 이메일로 구독하기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

You may use these HTML tags and attributes: <a href="" title=""> <abbr title=""> <acronym title=""> <b> <blockquote cite=""> <cite> <code> <del datetime=""> <em> <i> <q cite=""> <s> <strike> <str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