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복음과 예수 그리스도를 전파함은 영세 전부터 감추어졌다가 이제는 나타내신 바 되었으며 영원하신 하나님의 명을 따라 선지자들의 글로 말미암아 모든 민족이 믿어 순종하게 하시려고 알게 하신 바 그 신비의 계시를 따라 된 것이니
이 복음으로 너희를 능히 견고하게 하실 지혜로우신 하나님께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영광이 세세무궁하도록 있을지어다 아멘.” (로마서 16:25-27)
바울은 로마교회에 보낸 편지를 위와 같이 마무리하면서 “복음”의 능력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복음이 창세 전부터 감추어졌다가 때가 되어 나타난 신비의 계시로 말미암은 것이라는 말은 다음과 같은 에베소서의 말씀과 일맥상통합니다.
“너희를 위하여 내게 주신 하나님의 그 은혜의 경륜을 너희가 들었을 터이라 곧 계시로 내게 비밀을 알게 하신 것은 내가 먼저 간단히 기록함과 같으니 그것을 읽으면 내가 그리스도의 비밀을 깨달은 것을 너희가 알 수 있으리라
이제 그의 거룩한 사도들과 선지자들에게 성령으로 나타내신 것 같이 다른 세대에서는 사람의 아들들에게 알리지 아니하셨으니
이는 이방인들이 복음으로 말미암아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함께 상속자가 되고 함께 지체가 되고 함께 약속에 참여하는 자가 됨이라
이 복음을 위하여 그의 능력이 역사하시는 대로 내게 주신 하나님의 은혜의 선물을 따라 내가 일꾼이 되었노라
모든 성도 중에 지극히 작은 자보다 더 작은 나에게 이 은혜를 주신 것은 측량할 수 없는 그리스도의 풍성함을 이방인에게 전하게 하시고
영원부터 만물을 창조하신 하나님 속에 감추어졌던 비밀의 경륜이 어떠한 것을 드러내게 하려 하심이라.” (엡 3:2 – 9)
성경에서 복음이 얼마나 엄청난 것인지에 대해 여기서처럼 분명히 설명한 곳도 없습니다.
그런데 복음이 이런 것임을 성경을 통해 알고 이해하면서도 우리가 영생을 맛보는 정도에 그치고 마음껏 누리며 살지 못하는 이유는 아마 복음을 관념적으로 알기 때문일 것입니다.
제가 이번 한국 방문시 여러 곳을 돌아다니면서 계속 실감하는 것이 바로 이것입니다. 많은 신실한 그리스도인이 복음을 관념적으로 알기 때문에 복음의 능력을 경험하지 못하고 영생을 누리지 못한다는 사실입니다.
제가 대학시절 여름방학 때 백과사전 판매원을 했던 적이 있는데, 그때 먼저 일주일 동안 사무실에서 맹훈련을 받았습니다.
그 백과사전의 특징과 다른 백과사전들을 능가하는 차별성과 우수성에 대해 숙지하고, 그것을 증명하기 위해 12권짜리 책 여기저기에서 발췌한 샘플을 보여주며 설명하는 법을 익히고, 집집마다 찾아가서 인사하는 법, 거절 당했을 때 대처하는 법, 살까말까 고민할 때 낚는 법… 등등을 일주일 동안 달달 외워 상당한 지식이 쌓였습니다.
그 다음 둘씩 짝 지어 리허설을 하며 막힐 때마다 서로 고쳐주는 등 실전훈련을 했습니다.
이 모든 것을 한 시간 안에 우리말도 아닌 영어로 좔좔 설명해야 하니 머리에 쥐가 날 정도였지만 일주일 동안 그렇게 하고 나니 상당한 실력을 갖췄고, 그 백과사전이 세계에서 가장 우수하다는 믿음도 생겼습니다.
아울러 그 백과사전을 모든 사람에게 보급해야 한다는 사명감 비슷한 것도 생겨났습니다.
이쯤 되니 여름방학 두세 달만 뛰면 많은 돈을 벌어 일년 동안 학비와 생활비 걱정은 할 필요없을 것이라는 생각에 마음이 설레였습니다.
그리고 나서 그 다음 며칠은 다년간 경험을 쌓은 베테랑 판매원을 따라다니며 그가 하는 것을 지켜보는 훈련을 했는데 실지로 나가보니 백과사전 판매가 여간 힘든 것이 아님을 실감하게 되었습니다.
동시에 그가 일주일에 몇 건만 해도 적지 않은 수입을 챙기는 것을 보고 어서 빨리 혼자 나가서 판매할 날을 손꼽아 기다렸습니다.
드디어 그날이 왔는데, 웬걸, 정작 혼자 집집을 돌아다니며 일주일 내내 엄청난 노력을 쏟아부었지만 문전박대가 다반사였고, 형편없는 결과에 좌절감만 잔뜩 쌓였습니다.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 것은 가가호호 문을 두드리며 다닐 때 어떤 한국 중년부부의 집에 가게 되었는데, 세일즈를 시작하려 하자 제지하면서 “젊은 사람이 안됐다”며 차와 다과 줄테니 먹고 그냥 가라던 일입니다.
그때의 처량함이란 이루 말로 다 할 수 없었는데, 결국 애꿎게도 누나 둘에게 백과사전을 반 강매하다시피 하고는 일주일 만에 그만두고 말았습니다.
혹시 우리가 알고 있는 복음과 신앙생활이 저의 백과사전 판매 경험과 비슷하지 않습니까?
복음을 안다 하면서도 툭하면 좌절하고, 흔들리고, 시험에 들고, 징징거리고, 시비걸고, 토를 달고,… 왜 그럴까요?
위의 로마서 16:25 – 27에서 바울은 하나님께서 “복음으로 너희를 견고하게” 하신다고 했는데, 여기서 ‘견고하게 하다’는 말은 ‘굳게 하다’, ‘강하게 하다’, ‘고정시키다’, ‘단단하게 하다’,… 는 뜻입니다.
즉, 복음이 우리를 흔들림 없이, 요동함이 없이 예수 그리스도께 꽉 고정시켜서 당당하게 살게 한다는 의미이겠지요.
이런 복음의 능력을 경험해야 영생을 마음껏 누릴 수 있지 않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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