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주 전,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Hillary Clinton)이 선거에 패하고 난 다음 날 행한 연설을 듣다가 성경 구절을 제멋대로 인용하는 것에 실소를 금치 못했습니다.
물론 그녀만 그런 것이 아니라 수많은 사람이 성경 구절을 상황에 맞지 않게 맘대로 갖다 사용하지만 말입니다.
“Let us not grow weary in doing good. For in due season, we shall reap if we do not lose heart.”
(우리가 선을 행하되 낙심하지 말찌니 피곤하지 아니하면 때가 이르매 거두리라)
힐러리 클린턴은 연설 말미에 위의 갈라디아서 6:9을 인용하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So my friends, let us have faith in each other. Let us not grow weary. Let us not lose heart. For there are more seasons to come and there is more work to do.”
(그러므로 나의 동지들이여, 우리가 서로를 신뢰하며 낙심하지 말고, 기운을 잃지 맙시다. 왜냐하면, 때가 더 올 것이고 할 일이 더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아주 흔한 proof texting의 예라 할 수 있습니다.
성경 구절이 지칭하는 사람들이 아닌 엉뚱한 대상에게 말씀을 적용하려 하는 것입니다.
위의 성경 구절은 사도 바울이 갈라디아 교회들에 쓴 편지에서 성도들을 격려한 말이지 클린턴이 연설하는 대상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습니다.
즉, 이 격려의 말은 예나 지금이나 하나님의 사람들 곧 예수 그리스도께 속한 교회의 지체들에게 해당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힐러리 클린턴은 위의 성경 구절에 해당하는 사람들과는 거리가 먼 하나님과는 관계도 없는, 자신의 대통령 선거 운동을 도운 지지자들을 향해 이 말씀을 오용했습니다.
오용이라기 보다 교회에 적용해야 할 신성한 하나님의 말씀을 훔쳐다가 이 세상 정치판에다 도용한 것이지요.
또, 자신이 야망을 품고 대통령에 당선되기 위해, 또 다른 야망 중독자인 도날드 트럼프(Donald Trump)를 상대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진흙탕 싸움을 하며 행한 선거운동을 ‘선을 행한 것’ 이라고 미화하고 있습니다.
착각도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이렇게 전혀 맞지 않는 상황에 아전인수격으로 성경 구절을 갖다 적용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합니다.
성경을 보는 눈이 떠지지 않으면 이런 식의 proof texting을 하며 아무데나 성경 구절을 갖다 사용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것이 설교든, QT든, 연설이든, 간증이든… 관계없이 엉터리로 적용하고 인용합니다.
이런 식으로 그리스도인들이 오용하는 성경 구절 중 아주 흔한 것들에 아래의 구절들이 있습니다.
“네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네 나중은 심히 창대하리라.” (욥 8:7)
그리스도인들의 사업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이 구절은 고통 중에 있는 욥을 찾아온 세 친구 중 하나인 수아 사람 빌닷이 욥에게 한 말이지 하나님께서 하신 말씀이 아닙니다.
주제도 안 되는 친구들이 욥을 찾아와서 하나님의 말씀이 아닌 세상의 지혜로 욥에게 한 수 가르치려 한 것일 뿐입니다.
성경에 있다고 다 하나님께서 하신 말씀이 아닌데, 위의 구절이 마치 하나님의 말씀인양 proof texting으로 아주 많이 애용되고 있으니 한심한 일입니다.
또, 빌립보서 4:13의 “내게 능력 주시는 자 안에서 내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느니라.” 도 액자로 만들어져 집집마다 붙어 있는데 이것도 오용되는 구절 중 하나입니다.
이 구절을 ‘예수님께서 능력을 주셔서 우리가 형통하게 된다’는 뜻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것은 가택 연금 상태에서 꼼짝도 못하는 상황에 처했던 사도 바울의 고백으로서, 바로 앞 4:12의 “내가 비천에 처할 줄도 알고 풍부에 처할 줄도 알아 모든 일에 배부르며 배고픔과 풍부와 궁핍에도 일체의 비결을 배웠노라”를 강조하기 위해 한 말이지 예수님의 능력을 받으면 모든 일이 잘 된다는 뜻이 아닙니다.
‘예수님께서 강하게 하시므로 어떤 환경에 처하든지(“모든 일”, “모든 것”)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다’ 라며 초월하는 믿음을 고백한 것입니다.
성경을 바로 보는 눈이 떠지려면 성경의 장르, 배경, 문맥, 저자의 의도… 등등을 알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이런 것들을 무시하고 성경에 써있으면 무조건 하나님의 말씀이므로 언제, 어디서나 사용하면 된다거나, 또는 제멋대로 해석하면서 성령이 나에게 성경 말씀을 깨닫게 했다고 억지를 부리면 곤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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