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미국 시카고에서 발행하는 기독교신문인 <크리스찬저널>의 요청으로 2010년 가을부터 2013년 가을까지 격주로 기고한 글입니다.
예수님짜리 교회 24
주일 성수의 문제 (2)
<유기적 교회의 방해요소 (6)>
안식일이 십계명 중의 하나이므로 오늘날도 안식일을 지켜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예수님께서 다음과 같이 하신 말씀을 근거로 갖다 댑니다.
“내가 율법이나 선지자를 폐하러 온 줄로 생각하지 말라 폐하러 온 것이 아니요 완전하게 하려 함이라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천지가 없어지기 전에는 율법의 일점 일획도 결코 없어지지 아니하고 다 이루리라
그러므로 누구든지 이 계명 중의 지극히 작은 것 하나라도 버리고 또 그같이 사람을 가르치는 자는 천국에서 지극히 작다 일컬음을 받을 것이요 누구든지 이를 행하며 가르치는 자는 천국에서 크다 일컬음을 받으리라
내가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 의가 서기관과 바리새인보다 더 낫지 못하면 결코 천국에 들어가지 못하리라.” (마 5:17-20)
이런 말씀을 근거로, 예수님께서 율법을 폐하러 오시지 않았으니 그것은 계속 유효한 것이므로, 율법을 지키지 않으면 천국에 들어가지 못한다고 합니다.
따라서 이런 주장을 펴는 사람들에게는 십계명 중의 하나인 안식일을 지키지 않으면 천국에 들어가지 못한다는 논리가 성립됩니다.
다시 Proof Texting의 문제로
이런 식으로 성경을 갖다 대는 것을 proof texting이라고 부릅니다. 한 구절 또는 각기 다른 여러 곳에서 구절을 뽑아 짜집기 해서 자신의 주장을 증명하려는 것을 말합니다.
이것에 있어 대표적인 인물인 해롤드 캠핑(Harold Camping)에 대해 우리는 이미 살펴 보았습니다. 성경을 샅샅이 뒤져 계산해보니 2011년 5월 21일에 하나님의 심판이 지상에 임하고 휴거가 있을거라고 한 그 사람 말입니다. 성경 짜집기의 달인입니다.
그는 그때 예언이 불발되자 두문불출 한 다음 이틀 후에 나타나서 “그 날은 예수님이 영적으로 재림하신 날이고, 진짜는 10월 21일에 벌어진다”고 하며 다시 예언을 했었습니다.
성경의 일점 일획까지 전부 다 하나님께서 부르시는 대로 기록된 것이라고 믿는 사람이, 90 평생 성경만 파고 들었다는 사람이 어떻게 이런 해괴한 소리를 할 수 있을까 의아해 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의아해 할 필요가 없는 것이, 바로 그런 사람이기 때문에 proof texting 같은 짓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앞에서 이미 강조했듯이, 성경이 하늘에서 떨어진 책이라고 믿기 때문에 성경 어디를 펴도 문장 하나하나가 똑같은 비중의 하나님 말씀이라고 생각하는 잘못을 범하는 것입니다.
또 평생 성경만 파고 들었기 때문에 상식이 결여되어 있습니다. 성경이 어떻게 우리에게 오게 되었는지는 관심도 없고, 성경이 기록될 때의 상황, 역사적 배경, 저자의 배경과 근황과 의도 같은 것들, 성경의 장르들, 이런 것들도 알려고도 하지 않습니다.
간단히 말해서, 성경이 왜 그렇게 기록되었는지, 성경의 그 부분에서 하나님의 의도는 무엇인지, 이런 것엔 관심 없고, 성경에 무엇이 기록되었는지, 즉 그 문자만 중요한 사람들입니다. 그런 사람들 중에서 도가 지나치면 해롤드 캠핑 같은 사람이 나타나게 되어 있습니다 (기독교의 이단이나 사이비는 말할 것도 없고).
이런 사람들은 과거에 수도 없이 많았었고, 앞으로도 틀림 없이 줄줄이 나타날 것입니다. 무식하면 용감하기 때문인데, proof texting을 하는 사람들이 바로 그런 사람들입니다. 도가 지나치지 않아서 그렇지, 오늘날 교회 안에 proof texting은 대세입니다.
나중에 십일조에 대해서도 다루겠지만, 다음과 같은 예수님의 말씀을 들이대며 오늘날에도 십일조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 역시 proof texting의 대가들입니다.
“화 있을진저 외식하는 서기관들과 바리새인들이여 너희가 박하와 회향과 근채의 십일조는 드리되 율법의 더 중한 바 정의와 긍휼과 믿음은 버렸도다 그러나 이것도 행하고 저것도 버리지 말아야 할지니라.” (마 23:23)
예수님께서 이것(십일조)도 행하라고 하셨으니 그 명령을 저버리면 안된다는 죄책감을 안기며 써먹기에 적합한 구절입니다. 십일조가 구약성경의 명령일 뿐만 아니라 여기 신약성경에서까지 예수님께서 하신 말씀이므로 우리가 꼼짝 없이 순종해야만 될 명령인 것으로 보이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이 말씀은 오늘 우리에게 십일조 하라는 명령이 아닙니다. 왜 그런지, 그리고 이 말씀이 무슨 뜻인지는 나중에 십일조의 문제에 대해 다룰 때 설명할 것입니다.
여기서는 다만 사람들이 자주 갖다 쓰는 proof texting의 예이기 때문에 인용했습니다. 마태복음 23:23이 신약성경에서는 거의 유일하게 십일조에 대해 언급되어 있는 곳이므로 오늘날 십일조를 주장하는 사람들에 의해 가장 많이 애용되는 구절이기 때문입니다.
안식일 계명은 폐지되었는가?
그럼 다시 안식일 계명으로 돌아와서 이 계명이 오늘날 우리에게 유효한지 아닌지를 살펴 보겠습니다. 오늘날 안식일을 거룩하게 지켜야 된다는 사람들 역시 proof texting으로 그것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구약성경에 도배를 하다시피 한 계명이므로 써먹기 쉽습니다.
그러나 신약성경에는 안식일 계명을 지키라고 한 곳이 한 군데도 없습니다. 왜 그렇습니까?
복잡하게 설명할 필요 없이, 안식일 계명은 하나님께서 출애굽한 유대인들에게 주신 계명으로서, 위에서 인용한 마태복음 5:17에 의거해서 예수님에 의해 완전하게 된 율법입니다:
“내가 율법이나 선지자를 폐하러 온 줄로 생각하지 말라 폐하러 온 것이 아니요 완전하게 하려 함이라.”
즉, 예수님께서 성취하신 계명이라는 말입니다. 예수님께서 오신 것은 율법과 선지자의 성취, 즉 구약을 완성하기 위함입니다. 그러므로 안식일 계명은 폐지되었다기 보다는, 오히려 완성되었습니다.
따라서 오늘날 안식일을 지키고 안 지키는 것은 우리가 관여할 문제가 아니고, 이미 예수 그리스도께서 안식일 계명이 요구하는 모든 것을 성취시키셨음을 알아야 합니다.
이제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 안에서 사는 우리는 안식일을 지키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율법을 완성하셨기 때문입니다. 앞에서 인용했던 다음의 두 구절이 이것을 선명하게 밝혀주고 있습니다.
“그는 우리의 화평이신지라 둘로 하나를 만드사 원수 된 것 곧 중간에 막힌 담을 자기 육체로 허시고 법조문으로 된 계명의 율법을 폐하셨으니 이는 이 둘로 자기 안에서 한 새 사람을 지어 화평하게 하시고.” (엡 2:14-15)
“우리를 거스르고 불리하게 하는 법조문으로 쓴 증서를 지우시고 제하여 버리사 십자가에 못 박으시고.” (골 2:14)
“법조문으로 된 계명의 율법,” “법조문으로 쓴 증서”를 “자기 육체로 허시고” 그리고 “십자가에에 못 박으시고.”
복음을 받아 들이고 이렇게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를 분명히 알게 되면 새로운 창조세계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질서 속에 살아가게 되므로 더는 율법(계명)에 억눌릴 필요가 없습니다.
따라서 안식일 계명에서 자유로워야 합니다. 우리가 이미 안식일 계명을 완성하신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안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날의 안식일은 언제인가?
이제 안식일이 완성되었다면, 오늘날은 언제가 안식일인가? 한 마디로 매일 매일이 안식일입니다. 예수 그리스도 안에 있으면 일년 365일이 안식일입니다.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나의 멍에를 메고 내게 배우라 그리하면 너희 마음이 쉼을 얻으리니 이는 내 멍에는 쉽고 내 짐은 가벼움이라 하시니라.” (마 11:28-30)
이런 것이 안식입니다. 또,
“이미 믿는 우리들은 저 안식에 들어가는도다 그가 말씀하신 바와 같으니 내가 노하여 맹세한 바와 같이 그들이 내 안식에 들어오지 못하리라 하셨다 하였으나 세상을 창조할 때부터 그 일이 이루어졌느니라
제칠일에 관하여는 어딘가에 이렇게 일렀으되 하나님은 제칠일에 그의 모든 일을 쉬셨다 하였으며…
그런즉 안식할 때가 하나님의 백성에게 남아 있도다 이미 그의 안식에 들어간 자는 하나님이 자기의 일을 쉬심과 같이 그도 자기의 일을 쉬느니라 그러므로 우리가 저 안식에 들어가기를 힘쓸지니…” (히 4:3-11)
이런 것이 안식입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이미 안식에 들어간 사람은 매일 매일이 안식일입니다.
히브리서는 핍박이 닥치니까 더는 크리스천으로 살지 않고 비교적 안전한 이전의 유대교로 돌아가서 다시 율법을 지키려는 유대인 교회들에게 쓴 경고의 편지입니다.
그래서 6:6에 “…타락한 자들은 다시 새롭게 하여 회개하게 할 수 없나니 이는 그들이 하나님의 아들을 다시 십자가에 못 박아 드러내 놓고 욕되게 함이라” 라고 했던 것입니다. 여기서 타락이란 예수 그리스도의 교회를 살아가다가 다시 유대교 회당으로 돌아가는 것을 말합니다.
그것은 일전에 하나님의 아들을 십자가에 못박았던 유대교가 한 짓을 되풀이 하는 무서운 죄라는 것입니다. 십자가에서 완성된 복음을 짓밟는다는 뜻입니다. 이래도 안식일을 지켜야겠습니까?
또는 주일을 안식일처럼 지켜야겠습니까?
율법을 완성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 안에서 사는 사람들에게 주님께서 신종 율법인 ‘주일 성수’의 계명을 내리셨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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